우버, 중국진출에서 백기투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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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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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시장쟁탈전을 벌이던 우버(Uber)가 중국시장에서 백기투항했다.

중국내 최대 차량호출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우버의 중국내 브랜드와 사업, 데이터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이 2일 전했다. 우버는 합병회사의 지분 5.89%를 인도받게 된다. 이로써 우버의 중국시장 도전기는 3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최고의 스타트업 업체로 각광을 받으며 2013년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 중국에는 디디다처(滴滴打車)와 콰이디다처(快的打車)라는 강력한 토종업체가 시장을 장악한 상태였다. 디디다처는 텐센트의 자회사고, 콰이디다처는 알리바바의 자회사다. 글로벌 기업인 우버의 중국 진출에 토종업체들은 긴장했다.

우버는 대도시 위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차량공유서비스를 펼쳤다. 당시 콜택시 어플이었던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는 우버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해 2014년부터 차량공유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버에 비해 뒤늦게 차량공유서비스를 내놓았지만 토종기업들은 기존의 콜택시어플을 통해 손쉽게 시장을 장악했다.

우버는 2014년 12월 바이두(百度)로부터 6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바이두는 각각 2억4000만명과 5억명이 이용하는 자사 모바일 지도와 검색 앱을 우버서비스에 통합시켰다. 글로벌 기업인 우버에 중국내 로컬 IT기업인 바이두가 연합하자 시장은 요동쳤다.

이어 2015년 2월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전격적으로 합병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막대한 보조금을 뿌려야 하는 소모전을 그만해야 한다며 합병의 변을 내놓았다. 합병이후 브랜드 통합작업이 진행됐으며 디디추싱이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했다.
 

디디추싱이라는 공룡에 맞서기 위해 우버는 중국시장에 막대한 보조금 정책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우버의 어플을 사용해서 차량을 호출하면, 요금의 30% 가량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중국 소비자는 월등히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다. 지난해 우버가 중국시장에서 보조금으로 지급한 금액만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우버는 막대한 보조금정책에도 불구하고 디디추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미 중국 소비자들은 디디추싱에 익숙해져 있었으며, 우버에는 못미치지만 디디추싱 역시 꾸준히 보조금 정책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중국 IT연구센터(CNIT-Research)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차량호출시장에서 디디추싱의 점유율은 85.3%였다. 우버의 점유율은 7.8%로 2위였다. 이다오융처(易到用車, 3.3%), 선저우좐처(神州專車, 2.9%)가 뒤를 이었다.

점유율 증가속도는 더뎠지만 보조금지급으로 인해 현금은 급속히 고갈되어 갔다. 올해 초 우버의 최고경영자(CEO)인 트래비스 캘러닉은 중국에서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또한 우버는 지난 2년동안 중국에서 무려 20억달러(2조2000억원)를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의 중국사업은 막대한 자금을 소모시켰으며, 토종기업의 벽에 부딪혀 사업확장에 대한 비전이 불투명했다. 결국 우버는 중국사업을 모두 디디추싱에게 매각할 수 밖에 없게 된 것. 3년전 야심차게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우버는 이제 중국진출 실패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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