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덕혜옹주' 담담한, 그래서 더 뭉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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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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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덕혜옹주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우리의 아픈 역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가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고종황제(백윤식 분)의 외동딸로 태어나 대한제국의 사랑을 받고 자란 덕혜옹주(손예진 분).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만 13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떠난다.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그는 어린 시절 친구로 지내던 장학과 재회하게 되고 영친왕 망명 작전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감독·제작 호필름·제공 디씨지플러스·제공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권비영 작가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원작 소설의 큰 줄기와 역사적 사실, 그리고 영화의 오리지널리티를 섬세하게 엮어냈다. 덕혜옹주의 삶과 그의 주변 인물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냈고 역사적 아픔과 한 인물의 개인적인 비극성을 이어갔다.

특히 김장한이라는 인물은 ‘덕혜옹주’ 오리지널리티의 대표라고 볼 수 있다. 고종의 주선으로 덕혜옹주와 약혼을 했던 김장한과 그의 형 김을한을 합친 가상의 인물로 영화의 정제된 분위기와 벅찬 감정을 완성하기도 한다. 덕혜옹주에 대한 충성심과 나라를 위한 강직함은 가장 영화적이고 로맨틱한 인물로 대변된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 덕이다. 박해일은 그가 가진 단정하고 신뢰감 있는 이미지로 김장한이라는 인물에 개연성을 더하고 손예진은 ‘덕혜옹주’로서의 기품과 고민, 비극을 관객에게 가장 가까이 전달한다. 윤제문의 친일파 연기는 관객들의 가슴을 끓어오르게 할 정도.

역시 가장 많은 주목과 언급이 있는 것은 손예진의 덕혜옹주 연기일 것이다. 그는 황녀로서의 기품을 유지하면서도 홀로 외로움과 두려움을 감내하는 인물의 심연을 연기한다. ‘비밀은 없다’로 두 번째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면 ‘덕혜옹주’로 또 한 번 ‘리즈’를 경신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원작 소설의 세밀한 문체는 허진호 감독을 만나 정교하고 촘촘한 매력을 극대화 시킨다. 뭉근하게 피어오르는 감정은 영화의 후반부에 끓어오르다 못해 폭발하게 되는데 여기서 허진호 감독 특유의 연출력을 또 한 번 실감할 수 있게 한다. ‘인천상륙작전’이 하고 싶었으나, 채 꽃 피우지 못한 애국심이랄까. 이왕 불을 지피려면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8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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