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 "5차 핵실험, 미국 태도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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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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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 "조선반도 비핵화는 하늘로 날아갔다"며 북한이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제5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를 방문 중인 리 외무상은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자회담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나온 것인데 조선반도 비핵화 자체가 미국에 의해 이제는 그저 하늘로 날아간 것이나 같게 됐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이 지난 24일 라오스 도착 이후 북핵 등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연합뉴스]
 

그는 "지금 정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면서 "우리가 추가핵실험을 하는가 마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선 당대회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그다음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모든 무장 장비와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고 천명했다"면서 "이것이 우리로서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제가 연설에서 해결책에 대해 우리 입장을 밝혔다"고 언급, 이날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펼쳤음을 확인했다.

또 정세악화의 원인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경제봉쇄 시도로 꼽은 뒤 "최근 인권문제를 걸고 우리 최고 존엄까지 모독함으로써 최대의 적대 행위를 감행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선전포고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정세가 심상찮게 악화될 수 있는 지금 상태에 있다"고도 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에 대해서도 "만약 (핵실험이) 위협이 된다면 핵시험을 한 모든 나라가 (같이) 취급돼야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유독 우리나라에 대해서만 이런 결의가 나왔다. 그것을 어떻게 인정하나"라고 반발했다.

리 외무상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지금 우리가 북남관계를 대화와 협상의 방법을 풀기 위해 여러 제안을 많이 했다. 모두 거절당했다"며 "현시점에서 남조선 측은 그런 것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과 남북관계 개선 등 2가지 정책적 방향이 제시됐다면서 2가지 과업을 수행하자면 무엇보다 평화가 중요한데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 "정세가 다르게 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또 "남조선에 미국의 핵전략 자산들이 들어오고 핵보유국인 미국의 무력이 있거나 이런 경우에 아무래도 그런 대상들에 대해서는 과녁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우리가 실질적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핵보유국으로부터 침략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에 대해 "미국의 핵전략 자산"이라면서 "이것이 우리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고, 이에 대처해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처럼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측이 배포한 ARF 외교장관회의 발표문에서 리 외무상은 다음 달로 예정된 을지프리엄가디언(UFG) 훈련을 언급하며 "8월의 검은 구름이 또다시 몰려오고 있다"며 훈련이 "어떤 고비를 조성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우리는 이미 있을 수 있는 모든 제재를 각오했다. 그 어떤 제재에도 대처할 준비가 되여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핵억제력은 자기 사명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큰 나라라고 하여 우리나라를 못살게 굴고 해치려 하면 반드시 무사치 못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줄 준비가 되여 있다. 미국은 몸서리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이날 ARF 회의에서 7번째로 발언했고 알파벳 순서에 따라 자신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시작 전 악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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