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각발사 미사일 방어 대안은?] 2. G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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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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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 2000㎞·속도 마하 30…美 현지 군사적 효용성 의문 제기도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북한이 의도적으로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줄인 고각(高角) 발사 이후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은 사드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변칙적인 미사일 고각 발사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군의 방어체계에 한계가 지적되는 이유는 사드와 KAMD가 모두 적 미사일을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의 최대 요격 고도는 150㎞, KAMD의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40㎞라, 이보다 높은 고도로 쏴 올린 북한 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 L-SAM 역시 요격 고도는 40㎞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점차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사드의 대안으로 적의 미사일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험 발사 중인 GBI(지상발사 요격미사일)[사진=미 국방부 제공]


◆높고 빠른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GBI

GBI(지상발사 요격미사일)은 미국 본토 방어의 핵심인 지상배치미사일방어체계(GMD)의 요격미사일이다. 적의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사드, SM-3 미사일과 함께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한 축을 담당한다.

북한의 핵탄두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지난 10년여 간 400억달러를 투입해 GMD 개발 및 배치를 추진해왔다. 현재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총 30개의 GMD가 배치돼있다.

GBI는 추진체인 3단계 고체연료 로켓과 요격체(EKV)로 구성돼있다. GMD 지하 사일로(저장고)에서 발사돼 지상으로부터 적 탄도미사일의 위치 정보를 수신하고 이를 토대로 적을 식별한다. 최적의 시점에서 요격체가 사출되고, 요격체는 장착된 적외선 센서로 미사일 탄두를 추격, 외기권에서 날아오는 탄두에 직접 충돌하는 방식으로 요격한다.

높이 16.8m, 직경 1.27m, 무게 12.7t인 GBI는 무엇보다도 최대 고도가 2000㎞에 달한다. 최대 고도가 1500㎞를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중간 단계에서 직접 요격할 수 있다. ICBM이 외기권에서 최대 고도에 도달하는 시점에도 요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GBI가 놓친 미사일의 요격을 SM-3, 사드, 패트리엇 등이 맡게 된다.

게다가 ICBM보다 빠르다. GBI의 최대 속도는 마하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통상적인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내는 최대 속도인 마하 20보다 빠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2017년까지 GBI 14기를 추가 배치해 총 44기를 운용할 계획이다. 먼저 배치된 30기 중 10기에는 성능이 개량된 요격체가 탑재될 예정이다. 폴란드와 체코에도 GBI가 배치될 계획이 있었으나 취소됐다.

다만 미국 현지에서도 GBI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비영리단체 ‘걱정하는과학자모임’(UCS)는 최근 “결함투성이 GMD로는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수 없다”며 “GMD 포대 확장 설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UCS는 미사일 분야 전문가인 일부 물리학자들의 보고서를 통해 GMD가 기술적인 문제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중 요격체 등의 탄두 개량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사일로 손꼽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ICBM에 대응하기 위해 GBI를 실전 배치해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아직 GBI까지는 필요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미국 지상배치미사일방어체계(GMD)의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GBI[사진=美 보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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