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주자 공약 경쟁 '후끈'…PPT 회견·오찬 경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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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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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24일 경쟁적으로 공약 발표에 나섰다. 

일부 후보는 프레젠테이션(PPT) 방식을 활용해 눈길을 끄는가 하면, 후보마다 기자단 오찬 행사를 마련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8·9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용태·정병국 "국민공천제 시행" VS 이정현 "상시 공천으로 검증"

일요일인 이날 비박(비박근혜) 3선인 김용태 의원을 시작으로 비박계 5선 정병국 의원,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의원이 잇따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친박계 5선의 이주영 의원은 기자회견을 하려다 경북지역 방문 일정으로 기자단 오찬만 진행했다.

비박계 후보들은 '국민 공천제'를 입모아 주장했고, 친박계 후보는 '상시 공천'을 실시하겠다는 주장이 내놓았다.

후보들 가운데 '젊은 피'에 속하는 김 의원은 이날 "49살 당 대표를 상상해보시라"라며 "그 그림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보고 비박 강성이라고들 얘기하신다"면서, "저는 강성이 아니라 상식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은 상식의 길이고 그것이 새누리당 혁신의 가장 중요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혁신 8대 약속' 비전을 발표했다. ▲어깨 힘부터 빼자(탈권위)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온다 ▲현장에 답이 있다 ▲번역하겠다(2030 청년세대와의 소통 강화) ▲페어플레이 1(정당한 보상체계 마련) ▲페어플레이 2(특권 내려놓기) ▲밀실에서 광장으로(국민공천제 실현) ▲깨끗한 힘(정당 회계 감사원 감사 실시) 등이다.

특히 그는 "밀실에서 소수가 공천하면 악취가 풍긴다, 이제 광장에서 국민이 공천해서 향기가 나도록 할 것"이라며 "어떠한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광장에서 국민공천제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철썩같이 약속했던 기초의원 공천권 폐지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약속을 스스로 뒤집었다"면서 시군구의회 등 기초의원 공천에서 중앙당이 일절 손을 떼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 의원은 "비상식이 물러나고 상식이 통하는 정당을 상상한다"면서 "8월 9일 김용태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병국 의원은 "새누리당은 지금 폐허가 됐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집, 평당원이 원하는 집, 우리 모두의 새 집을 지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선 "중앙당이 공천권을 전면 포기한다는 약속을 드리겠다"면서 상향식 공천을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은 "당헌을 새롭게 만들고 3분의 2 찬성 없이는 개정할 수 없도록 하겠다"면서 "투명한 공천시스템을 명문화해 어떤 세력도 사익을 위해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공천제가 김무성 전 대표가 추진했던 상향식 공천제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상향식 공천이 완전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번에 파행으로 공천이 이뤄진 것"이라며 "법제화를 통해 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고 그것만이 계파와 파벌을 없애고 줄세우는 정치문화를 없애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내년 대선 전 반드시 개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대통령님께 제안드린다, 국민에게 개헌을 제안해 주시라"고 촉구했다.

대선과 관련해서 그는 대선 후보 선출 일정 및 규칙을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대선준비기획단 발족 ▲집권 후 프로그램준비단 가동 ▲대선 예비후보 참여 최고위원회 개최 등도 내걸었다.

이날 오후 당사를 찾은 이정현 의원은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내부 및 전문가 의견을 들어서 4년 내내 상시 공천을 추진할 생각"이라며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중대한 국회의원 후보 공천 과정이 이대로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각 분야마다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을 거치고 사전에 발탁해 훈련을 한 다음, 1년 단위로 재심사를 해 제대로 된 인물들을 뽑자는 얘기다.

그는 "새누리당은 정상영업중이 아닌 내부수리중 상태"라며 "집권여당이 내부수리중 상태로 있는 것은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대단히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당권 도전에 나선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PPT에 헤드셋 마이크, 발표는 신선하게…'오찬' 경쟁도 치열

이날 회견은 후보마다 PPT를 활용하며 기존의 기자회견 방식을 탈피해 눈길을 끌었다. 

출마 선언도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었던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처음으로 단상 앞에 섰다. 와이셔츠에 정장바지 차림으로 나온 그는 무선 헤드셋을 착용하고 단상 오른편에 있는 스크린에 준비해 온 PPT 화면을 띄워 공약을 차근차근 밝혔다. 

김 의원과 30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잡았던 정병국 의원 역시 PPT를 준비했다. '노타이'와 청바지 차림으로 단상에 서 '개혁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정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점퍼 차림으로 배낭을 메고 등장했다. 그가 전국을 다니며 민심을 청취하는 이른바 '배낭토크' 복장이다. 애초 일정에 없던 당사 방문이었지만 그는 "후보자들이 공약을 잇따라 발표한다길래, 마침 서울지역을 돌고 있던 터라 잠깐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방식대로 하겠다"면서 단상이 아닌, 기자들이 앉는 브리핑석에 앉아 대화를 나누듯 자신의 공약을 밝혔다. 

한편 각 후보들은 이날 일제히 기자단과 오찬도 가졌다. 정오께 김 의원과 정 의원이 여의도 당사 인근의 식당에서 각각 행사를 치렀고,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이주영 의원도 같은 시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행사를 마련했다. 이 때문에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각 후보 측에서는 기자들에게 오찬 참석을 독려하며 참석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오찬 후 한 당직자는 "각 후보 오찬 행사에 기자들이 얼마나 왔는지 파악하는 중"이라며 상대 후보들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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