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전자 창원공장을 가다...모터·컴프레서 자체생산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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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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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성산동에 위치한 창원 2공장 내 모터 생산라인에서 LG전자 직원이 세탁기용 DD(Direct Drive)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LG전자는 핵심 부품을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제조사입니다."

LG전자 컴프레서BD담당 노태영 상무는 경쟁사와의 차별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모터와 컴프레서가 생활가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외부 업체에서 공급받으면 최상의 완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21일 LG전자 창원공장. 각각 연면적 28만㎡(8만4700평), 52만6000㎡(15만9115평)에 달하는 1공장과 2공장의 생산라인은 굉음을 내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창원공장은 LG전자 생활가전의 컨트롤타워다. LG전자는 창원2공장에서 모터를 생산한 뒤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에 바로바로 공급한다.

1공장에서 만든 컴프레서는 같은 공장의 냉장과와 정수기에 넣고, 2공장에서 생산된 컴프레서는 같은 공장의 에어컨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구조다.

◇LG전자의 DD모터 "물레처럼 촘촘하게 짜는 게 관건" 

'약 260만km,지구에서 달(38만km)까지 세 번 이상 왕복 가능한 거리.'

LG전자 창원2공정 C동에서 생산하고 있는 세탁기용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에 투입되는 연간 코일 규모다.

이곳의 11개 라인 중 3개 라인에서 세탁기용 DD모터가 나온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터 중 DD모터가 30% 이상으로 가장 많다. 

모터는 가전 부품 중 제조하기 까다로운 부품 중 하나다. 제품에 적합한 최적의 모터 회전수 등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석과 코일로 이뤄진 모터는 코일 감기, 코일 연결, 검사 등 크게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모터의 경우 많은 양의 코일을 균일하게 감는 게 중요하다.

모터제조파트장을 맡고 있는 박성길 부장은 "모터의 힘이 좋으려면 전류가 많이 흘러야 하고 그만큼 같은 공간 내에 최대한 호일을 많이 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치 곱게 짜놓은 물레와 같은 모양새다.

DD모터는 Direct Drive, 말 그대로 모터가 세탁통을 직접 구동시키는 방법이다. 1998년 LG전자가 인버터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상용화했다.

기존 기술은 세탁통과 모터를 벨트로 연결해 소음과 진동이 컸다. 또 벨트를 통해 모터의 회전이 세탁통에 전해지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생겼다.

반면 DD모터는 세탁통에 집적 연결돼, 모터와 세탁통이 동시에 돌아간다. 이 모터가 세탁기의 외형 크기는 유지하면서 세탁통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기존 방식의 벨트와 같이 마모되는 부품도 없어 세탁기의 수명을 늘려준다. 진동과 소음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공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라인은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용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코일을 감는 설비 10여 대가 컨베이어 벨트 위 모터들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며 천천히 흘려 보낸다. 코일을 감는 설비 옆에는 무게가 200kg이 넘는 코일 통이 있다.

DD모터 라인에서는 다른 라인과 달리 5대의 로봇이 분주하게 모터를 옮기고 있다. 코일을 감는 공정도 위쪽과 아래쪽 두 방향에서 동시에 이뤄져 6초에 DD모터 1대씩 생산된다고 한다.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70m 길이의 라인을 거치면서 조립, 용접 등 총 10개의 공정을 거친다.

자동화 설비는 리니어 모터의 영구자석과 전자석 사이의 간격인 '에어 갭'을 최소한으로 줄여 컴프레서 성능을 높인다.

◇품질실험은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안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집념과 열정으로 마지막 0.1%까지 끈질기게 철저히 실행하자'

LG전자 생활가전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를 만드는 창원공장 내부에는 이같은 표어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표어에 걸맞게 이곳에 생산된 모터와 컴프레서는 에너지효율, 소음(무향·잔향), 진동, 수명 등의 시험을 거친다. 조건은 국가 표준 규격보다 가혹하다.

코드제로 싸이킹의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는 전원을 켜고 끄기를 수천 번 반복한다. 이 모터의 흡입력은 205W로 무선청소기용 모터 중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DD모터는 진동 실험을 거친다. 심하게 흔들리는 둥근 판 위에 고정한 뒤 격렬한 흔들림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손을 대보니 팔꿈치까지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컸다. 

모터품질보증파트장인 김봉진 부장은 "DD모터가 이 실험을 통과하지 못한 사례는 아직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크기와 형태가 다른 컴프레서는 제조 공정이 끝나면 모두 검사실로 모아 진동, 소음검사 후에는 냉매 유출 여부를 확인한다. 컴프레서 내부에 공기를 투입한 후 대형수조에 넣어 기포가 생기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단 한개의 기포도 나오지 않아야 통과할 수 있다. 

'R-134a' 냉매를 적용한 냉장고용 컴프레서 시험도 이뤄진다. R-134a 냉매는 주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냉장고에 쓰인다. 작은 서랍 구조의 300여개 설비가 일일이 컴프레서를 검증한다.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10년 무상보증하는 만큼 전원을 켜고 끄는 실험을 수십만 번 반복하는 것이다. 

압력과 부하를 높여 부품의 마모가 생기는지, 영하의 기온에서도 냉매가 정상적으로 순환하는지 검증한다. 극한 조건의 실험으로 컴프레서 연결 부분에 수박만 한 얼음이 생길 정도다. 

LG전자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컴프레서 생산량 중 1/3 이상을 외부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독일의 세콥, 일본의 파나소닉과 니덱, 미국의 코플랜드 등 생활가전에 들어가는 모터와 컴프레서가 LG에서 생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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