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성주군민 2천여명 서울역 상경집회..."대통령 뽑아줬는데 사드 배치라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7-21 16: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사드배치철회투쟁위...파란리본 달아 외부인 철저히 통제

21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성주 사드배치 반대 집회'에서 성주해병대전우회 회원이 파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다. [사진=오진주 인턴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인턴기자 = “성주군민은 이제 전문 시위꾼 다 됐죠?”

‘성주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린 서울역 광장 무대 위에서 사회자가 성주군민들에게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민 2000여명이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사드 성주배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자체 제작한 파란 리본을 달아 외부인과 성주군민을 구별했다.

이날 서울역 광장에 모인 성주군민들은 대부분 할아버지·할머니들이었다. 하지만 주름 가득한 얼굴에서 외부인의 접근을 막겠다는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을 방문했을 때 외부인이 참여해 시위가 과격하게 번졌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 성주군민들은 이날 상경 집회에서 외부인들의 참가를 막기 위해 파란 리본을 다는 묘책을 냈다. 성주문학회 어머니들이 직접 손으로 파란 리본 2000여개를 만들었다.

1시 반부터 무대 뒤편에서 성주군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걸음이 빠르지는 않았다. 동시에 무대 위에서 가수 오승근의 ‘있을 때 잘해’라는 트로트 노래가 흘러 나오기도 했다. 곧 서울역 광장은 곱슬머리를 한 할머니들과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로 가득 찼다. 1시45분께 사회자는 아직 집회 참가자의 20분의 1도 오지 않았다며 기자들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성주군민들은 이날 오전 9시 성주군청 등에서 2000여 명이 각각 50대 버스에 나눠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이날 서울 낮기온은 최고 33도까지 치솟았다. 오전 11시 서쪽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상태였다. 할머니들의 주름진 얼굴 위로 땀방울이 연신 흐르기도 했다. 주민들의 입에는 X표시가 써진 마스크가 걸려 있었다.

2시가 지나자 사회자의 사투리 섞인 안내 소리가 흘러 나왔다. “질서유지를 위해 가에 뺑 돌아 가면서 라인을 쳐주세요.” 성주군민들은 목에 명찰을 차고 있었다. 명찰에는 수륜면, 벽진면, 대가면 등 각자가 속한 동네 이름과 자신의 이름이 써져 있었다.
 
 
이번 집회의 키워드는 ‘평화’였다. 초전면에서 온 한 질서유지단 회원은 “성주해병대전우회에서만 20명이 왔다”며 “이번 집회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딨냐”며 반문했다. 

집회는 예정시간을 20분 넘긴 오후 2시 20분에 시작됐다. 3시가 다 되어갈 때까지 무대 뒤편으로 주민들이 계속 입장했다. 경찰들은 주민들이 들어오는 입구를 둘러싸고 벽 역할을 했다. 집회는 “사드배치 결사반대”를 외치며 시작됐다. 사회자가 “버스 타고 오면서 배운 노래를 불러보자”고 유도하자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첫 발언에서 김안수 공동투쟁위원장은 “엄청난 결정을 장관이나 책임자들이 현장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결정했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사드가 바다에서도 보이고 하우스에서도 보여 공포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부영 민주평화복지포럼 상임대표는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를 결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에게 북핵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위협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지난 대선 때 성주군에서 박근혜 정부에게 86%라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는데 정부는 성주군을 사드배치 최종대상지로 결정했다”며 정부의 일방통행을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성주군민의 대표라며 “대통령을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발언 후에는 판소리와 국악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투쟁위는 집회를 끝낸 뒤 삭발식을 진행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