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비리 허준영 1심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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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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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일부 인정

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에게 1심에서 뇌물 혐의는 무죄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21일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전 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유죄로 인정된 정치자금 8000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허 전 사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용산역세권개발 주식회사 전 고문 손모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허 전 사장이 코레일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11월 손씨에게서 받은 2000만원의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 전 사장이 당시 코레일 사장직에서 물러나 19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었다며 허 전 사장으로서는 코레일 사장직에서 물러나면 더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게 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00만원을 주고받으면서 두 사람이 선거 이야기만 나누었을 뿐, 손씨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관해 어떤 청탁이나 부탁도 하지 않았다며 허 전 사장으로서는 이 돈을 선거비 지원을 위한 정치자금으로만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돈이 정치자금의 성격을 넘어 코레일 사장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로서 뇌물성도 인정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씨가 2011년 11월과 12월 허 전 사장의 선거사무실 임대차 보증금 5000만원을 납부한 데 대해서도 정치자금 기부는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증금이 계약 기간 종료 후 계약자에게 반환되는 돈이고 실제 선거법 위반 문제가 불거지자 손씨가 보증금을 돌려받고 허 전 사장이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며 보증금 자체를 정치자금으로 기부받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소사실 가운데 허 전 사장이 2012년 4월부터 2014년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손씨에게서 8000만원을 정치자금으로 받은 부분은 두 사람 모두 범행을 자백해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허 전 사장이 받은 돈은 공직선거법의 규제를 피해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위한 선거비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범행으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본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손씨에게 먼저 정치자금 제공을 요구한 것은 아닌 점, 구체적인 청탁이나 부정한 처사가 개입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허 전 사장은 현직에 있던 2011년 용산역세권 개발과 관련해 손씨에게서 업무 청탁 대가로 뇌물 2000만원, 이후 약 3년간 1억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올해 4월 기소됐으며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다 선고 직후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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