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주하이 더우먼의 ‘수상 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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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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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먼구 정부는 수상 결혼 홍보를 위해 배를 타고 가서 신부를 맞이하는 ‘화선영친’ 의식 행사를 여러 차례 치른 바 있다.[사진=주하이시 문화체육관광국 제공]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시에 위치한 ‘물의 고향’ 더우먼(鬥門)구에는 민간 풍습인 ‘수상(水上) 결혼’이 몇 백년 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청나라 초기 때부터 시작된 수상 결혼은 ‘물 위에서 생활하는 민족’이라는 뜻인 ‘단가인(疍家人)’들의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수상 결혼은 주고받는 노래인 ‘대가(對歌)’를 통해 서로 구애를 하고, 배를 저어 신부를 맞이하며, 노래를 통해 이들의 결혼을 축복하는 것이다. 단가인들의 전통에 ‘광부(廣府·광둥의 옛 이름) 문화’와 ‘객가(客家) 문화’가 결합된 혼인 형식이다. 수상 결혼은 몇 백년에 걸쳐 많은 세대가 바뀌면서 수많은 곡절과 변화를 겪는 과정을 통해 ‘물의 고향’ 더우먼의 독특한 풍습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8년에는 제2차 무형문화재 목록에 등재됐다.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는 의식[사진=주하이시 문화체육관광국 제공]


더우먼 수상 결혼은 단순한 민간 풍습을 넘어 하나의 지역 문화로 분류된다. 수상 결혼의 모든 의식에는 상서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행복, 감사, 효도에 대한 염원을 느낄 수 있고 수상 민요의 예술성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상 결혼은 그 자체로 높은 민족적ㆍ문화적ㆍ미적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 대중 민요의 창작과 공연을 촉진하고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왔다.

물 위에서 이루어지는 문화

사실 더우먼 수상 결혼의 절차와 형식은 매우 다양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정해진 절차와 의례적인 예물이 있다. 주요 예식으로는 신랑 신부가 대청에 앉는 ‘좌고당(坐高堂)’, 신부가 머리를 올리는 ‘상두(上頭)’, 신부가 혼례를 앞두고 어머니 및 여자 자매들과 노래로써 말을 주고 받는 ‘탄가저(嘆家姐)’, 신랑이 배를 타고 가서 신부를 맞이하는 ‘화선영친(花船迎親)’, 신랑 신부가 천지신명과 양가 부모에게 절을 한 후 맞절을 하는 ‘배당(拜堂), 시집간 여자가 남편과 함께 친정을 방문하는 ‘회문(回門)’ 등이 있다. 화선영친이나 해룡왕(海龍王ㆍ용왕)에게 절을 올리는 의식 등은 물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수상 민요와도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전통민요 가수가 ‘출가곡(出嫁曲)’을 부르는 모습[사진=주하이시 문화체육관광국 제공]


마을 주민들에게 수상 결혼은 인애와 예의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복장, 장신구, 가구 배치, 민요 창작 등을 점검하고 이를 한층 발전시키는 하나의 의식이었다. 환희, 축복, 해학, 정성이라는 문화적 매력을 띤 이 수상 결혼은 한때 인근의 중산(中山), 장먼(江門), 포산(佛山) 등 주장삼각주 수상지역에 널리 퍼지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까지 이미 이 곳 주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집집마다 행하는 의식으로 자리잡았다. 동시에 대중 민요도 다양한 형태로 활발히 창작되기 시작해 ‘함수가(鹹水歌)’, ‘고당가(高堂歌)’ 등의 수상 민요가 주장삼각주 일대에서 크게 유행했다. 이를 통해 수상 결혼은 한층 더 절정기로 접어들었다.

전통 계승을 위한 다양한 노력

더우먼 수상 결혼은 주하이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지역별 예식 절차는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전통이 오랜 세월 이어진 까닭에 각 지역마다 수상 결혼 의식에 자주 참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윗대의 전통에 영향을 받고 평소 수상 결혼에 자주 참여하거나 수상 결혼을 치르다 보니 그 과정과 절차에 익숙해지게 된 사람들이다. 현재 수상 혼인의 핵심 계승자 역시 바로 이들이다.
 

신부가 배에 오르기 전 준비하는 물품[사진=주하이시 문화체육관광국 제공]


더우먼의 궈싱푸(郭幸福) 씨와 허메이하오(何美好) 씨는 완전한 수상 결혼 식을 기억하는 현지의 몇 안 되는 계승자들이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어릴 때부터 부모와 여자 자매들의 영향을 받아 수상 민요를 사랑하며, 구슬프게 정을 노래하는 ‘탄정(嘆情)’이나 서로 노래를 주고받는 ‘대가(對歌)’ 등에 정통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줄곧 가족, 친척이나 이웃의 수상 결혼을 도우며 몇 십년 동안 더우먼 수상 민속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해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젊은이들에게 수상 결혼 의식을 가르치고 전수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부가 신랑 집에 들어가기 전 화로를 뛰어넘는 의식인 ‘과화분(跨火盆)’[사진=주하이시 문화체육관광국 제공]


이처럼 전통적인 삶의 예의와 풍속을 지켜나가며 이를 알리려는 계승자들의 노력이 있긴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상이 변화하며 수상교통의 중요성이 약화되고 현대적 결혼식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전통적 결혼 방식은 많은 타격을 입고 있다. 전통 수상 결혼이 번거롭다고 여기는 많은 젊은이들은 혼례를 점차 간소화하는 추세다. 또한 예식 절차나 관련 용품도 점점 새로운 것들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슬픈 ‘탄정’과 반주에 맞춰 노래하던 ‘함수가’ 의식이 점차 쇠퇴하고 그 자리를 현대적 노래가 차지하고 있으며 신부를 맞이할 때 쓰던 배 역시 자동차로 바뀌고 있다. 이제 수상 결혼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사람은 60~70대 이상의 노인들밖에 남지 않았다.

2008년 6월 14일 수상 결혼이 제2차 국가급 무형문화재 목록에 등재되면서 더우먼구는 여러 차례 홍보성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더우먼구는 수상생활을 하는 신랑 신부가 ‘수상 결혼’을 할 경우 일정한 자금 지원과 함께 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수상 결혼 의식 중 하나로서 용왕에게 예를 표하는 ‘경용왕(敬龍王)’[사진=주하이시 문화체육관광국 제공]


특히 더우먼구는 수상 결혼을 보호하고 계승하기 위해 더우먼구 내 초·중·고등학교에 수상 민요 예술 양성반을 일괄 개설하고 젊은 가수들을 발굴·육성하여 민간 예술이 빠르게 현대적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우먼구 직업학교에는 ‘더우먼 수상 결혼 공연예술단’이 구성되어 정기적으로 주요 도시와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 외에도 더우먼구 민속박물관이 수상 결혼 문화와 전통예술의 교육과 전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또한 ‘도제 방식’을 통해 후대 계승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핵심 계승자들을 적극 지원하는 상황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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