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QR코드로 구걸하는 거지" 중국은 ‘핀테크 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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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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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는 길거리 거지도 QR코드를 들이대며 구걸하더라.”

얼마 전 중국을 다녀 온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거지가 내민 QR코드(2차원 바코드)를 스캔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혹은 위챗페이)로 송금한다는 것이다. 식당, 가게에서도 다들 QR코드를 스마트 폰으로 스캔해 결제하니 신용카드를 꺼내는 사람이 드물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가 공개한 스마트 카 동영상을 보고도 눈이 휘둥그래졌다. 차량 내부에 장착된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이 연결돼 있다. 화면 터치 하나로 시동을 걸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주유소에서 요금을 낸다. 현금·신용카드는 물론 스마트 폰도 꺼낼 필요가 없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알리페이로 하루 생활하기’ 동영상처럼 이제 중국인들은 지갑 없이 스마트 폰 하나로 택시를 타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며, 심지어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신다. 설날 세뱃돈도 스마트 폰으로 주고받는건 일상화된 지 오래다.

10여년 전 중국에서 유학할 때 신용카드도 안받는다고 투덜거릴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스마트 폰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중국이다. 'BAT'로 불리는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는 이미 ‘핀테크(금융+기술)’를 주력사업으로 파고든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선 대부업쯤으로 취급하는 개인간거래(P2P) 대출업도 중국에서 성황이다. 지난 달 기준 P2P 대출 누적거래액은 2조 위안을 뛰어넘었다. 지난 해 세계 핀테크 유니콘 기업 순위에서 중국 P2P 업체 루팩스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중국 P2P업체 이런다이는 지난해 말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처럼 중국은 어느 덧 전 세계 핀테크 강국으로 떠올랐다. 

물론 신용정보 유출, 금융사기 등 부작용도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법률과 제도를 점차 개선해 부작용을 막는 데 주력하는 게 중국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고 규제부터 하고 보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이제 우리가 중국을 보고 배울 때가 왔다. 핀테크 뿐만이 아니다. 그 동안 자동차·조선·전자·철강 등을 중국이 우리를 보고 배웠다면, 이제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미래 핵심 IT기술을 우리가 중국을 보고 배울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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