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38) 디자이너 1500명 제품 한곳에 모아놓고 '주링허우' 유혹―예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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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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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디자이너편집샵…장옌과 궈저린 공동 창업주

  • 참신한 브랜드 선호하는 90년대생 겨냥

  • 엄격한 제품 선별, 위챗상인 적극활용…투자금도 몰려

예탕왕이 걸어온길[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소비를 주도하는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주링허우' 세대의 특징을 두 단어로 표현한다면 개성과 온라인 쇼핑이다. 특히 주링허우의 소비는 자신의 개성을 얼마나 잘 드러낼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주링허우를 겨냥한 중국 온라인 편집샵 ‘예탕왕(野糖網)’이 인기몰이 중이다. 예탕왕은 중국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 1500여명의 제품을 한 곳에 모아놓은 온라인 디자이너 편집샵이다. 예탕은 중국어로 '야생사탕'이라는 뜻이다. 참신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는 주링허우의 개성을 잘 드러낸다.

예탕왕을 창업한 것은 1980년대 출생한 바링허우 장옌(章彦)과 궈저린(郭哲琳)이다. 두 사람은 각각 미국 프린스턴대, 캘리포니아주립대를 나온 해외유학파 출신 엘리트다. 예술사 전공인 궈저린은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소개하는 블로그로 패션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장옌은 졸업 후 미국 월가 투자은행(IB)에 종사하면서 비즈니스 감각을 익혔다. 패션피플과 금융맨이 뭉쳐 2013년 10월 예탕왕을 창업했다.

예탕왕은 창업 20개월 만에 4~5개월마다 실적이 2배씩 증가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창업 1년 만에 전 세계 34개 국가에서 800여명의 디자이너 제품을 플랫폼에 올려놓았다.

예탕왕의 성공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꼽을 수 있다. ▲타깃층 공략 ▲엄격한 디자이너 브랜드 선별심사 ▲다양한 제품군 ▲ 위챗상인(微商 웨이상) 활용이 그것이다.

예탕왕은 '집중과 선택'에 충실해 타깃층을 주링허우로 잡고, 그들이 좋아할 법한 신예 디자이너 제품만 판매한다. 그러면서도 제품군이 다양한 게 인기 요인이다. 예탕왕에는 매일 100개가 넘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올라온다. 이중 20%는 해외 디자이너들이다. 유럽, 미국, 한국, 일본, 홍콩 등지 신예 디자이너들의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디자이너 제품이나 다 판매되는 것도 아니다. 예탕왕 머천다이저(MD)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것만 선별해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최근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도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SNS 소상인이라고도 불리는 위챗상인이 예탕왕에 올라온 제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위챗 친구들에게 홍보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거래에 성공할 때마다 위챗 상인들은 소정의 장려금을 받는 것은 물론 거래액의 10%도 수수료 수익으로 남길 수 있다.  

예탕왕의 성장세에 투자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창업 1년 만인 2014년 7월 IDG로부터 100만 위안의 엔젤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그해 12월엔 미국 벤처캐피탈 DCM으로부터 500만 달러 시리즈A투자도 유치했다. 

투자 당시 DCM 측은 “중국 주링허우들의 개성있는 디자이너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탕왕은 중국 최대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온라인쇼핑몰로 시대 흐름에 부합한다"며 "예탕왕의 밝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전했다.

다만 예탕왕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중국 내 개성화된 디자이너 제품 시장이 아직 구미 지역만큼 발달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골칫거리는 역시 '짝퉁(불법 모조품)'이다. 예탕왕에 올라온 디자이너 제품을 베끼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 이와 관련해 예탕왕은 남들보다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해 짝퉁이 설 자리를 아예 잃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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