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허명수 “기술의 독립 없으면 샌드위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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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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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수 GS건설 부회장[사진=GS건설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원천기술의 독립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은 건설산업도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기술의 독립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자적 핵심 원천기술과 기본설계 기술 없이는 결국 선진국 건설업체와 동남아 후발업체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과 함께 허 부회장이 주목하는 대상은 인재다. 기술은 사람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젊은 직원들과 경험 많은 기성세대가 시너지효과를 내느냐, 아니면 불협화음을 내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진다"며 "무엇보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가치부터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가 정점에 달했던 2008년 12월, 허 부회장은 GS건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건설업종은 사업특성상 부채가 많다. 미분양과 공사 취소로 단박에 치명타를 입는 산업이다. 그가 CEO에 취임하자마자 중견 건설사들이 마치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채권단에선 매일 살생부를 적어내는 위기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그는 회사의 체질을 180도 바꿔놨다. 취임 후 위기극복을 위해 ‘내실 경영과 질적 성장’을 목표로 삼은 그는 즉시 임원 10% 감축, 본사인력 20% 현장배치 등의 드라이브를 걸었다. 본인도 직접 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특히 해외 출장을 나갈 때면 영어는 물론 러시아어, 베트남어, 아랍어 등으로 된 회사 홍보영상물이 담긴 노트북을 챙겨갔다. 해외 고객가 고위 인사들을 만날 때면 프레젠테이션도 직접 했다. 허 부회장은 “파트너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직원들에게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GS건설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1981년 LG전자 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일본, 미국 등지에서 사원, 대리, 과장을 거치며 해외영업 노하우를 쌓았다. 2002년 3월 LG전자에서 GS건설(당시 LG건설)로 자리를 옮긴 후,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CFO), 대표이사 사장, 사업총괄사장(COO)을 거쳤다.

허 부회장이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프로젝트는 2010년 따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 공사다. 당시 GS건설은 31억1000만 달러의 ‘패키지2’와 5억2000만달러 규모의 ‘패키지7’ 등 두 개의 공사를 따냈다.

패키지2는 국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액수였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SK건설, 대우건설 등을 포함해 한국 기업이 총 100억 달러가 넘는 수주대박을 올렸다.

허 부회장은 “우리가 사상 최대 금액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사실 자체로도 고무됐지만, 그보다는 계약식 현장에 모인 건설사가 모두 대한민국 회사라는 사실에 기쁘고 뿌듯했다”면서 “세계가 대한민국 건설 기술을 인정하고, 또 그 정점에 우리 회사가 있다는 사실에 느낀 벅찬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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