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가장 소박한 방식으로 빚어내는 ‘가장 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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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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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더전 삼보 국제예술촌에 있는 리젠선의 작업실[사진=인민화보 궈징(郭晶) 기자]


인민화보 왕레이(王蕾) 기자 =한국어판 <중국>: 아시다시피 도자기 제작은 수공업 기술과 관련이 큽니다. 도예가로서 오랫동안 징더전이라는 전통적 수공업의 고장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생활하고 있는데, ‘장인 정신’의 뿌리와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리젠선: 저는 오천년에 걸친 중국의 농경문화 속에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노동 방식이 장인 정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작업과 농경문화와 같은 배경이 없었다면 장인 정신도 나올 수 없었겠죠. 농경의 역사가 축적되면서 많은 장인이 탄생했고 우리에게 뛰어난 손재주를 남겨 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오늘날 손재주를 장인 정신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장인 정신을 계승해야 우리의 문화적 매개체가 오늘날의 생활 속에 녹아들 수 있습니다. 도자기는 모든 문화적 매개체 가운데 동양과 중국의 고유한 특색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장인은 오늘로 치면 예술가라고 할 수 있죠.

도자기가 이처럼 큰 매력을 지닌 까닭은 도자기에 오천년 중국 문화의 정수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오천년 넘게 계속해서 도자기를 제작하고 계승해 왔습니다. 도자기가 얼마나 뛰어난 지속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죠. 지금도 도자기에서는 선조들의 손재주와 장인 정신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도자기를 통해 조상들이 남긴 수공 기술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되새기고 지속적인 창작의 원동력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더불어 과거의 귀중한 정신적 자산을 되짚어 봄으로써 앞으로의 오천년도 내다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장인’이라고 불리기보다는 ‘예술가’라고 불리길 바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중국의 유교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유교에서는 형이상학적 도를 업으로 삼는 자를 ‘문인’이라 하고, 형이하학적 기술을 업으로 삼는 자를 ‘장인’이라 합니다. 중국의 오랜 봉건사회 역사에서 수공업자는 사회적 존중을 받지 못했는데, 이런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거겠죠. 현대 사회에서 장인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공 기술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의 기술에도 통달해야 합니다. 또 현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양을 높이는 데에도 힘써야 합니다. 중국에 이러한 예술가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멀리보면 오천년 넘게 이어져 온 선조들의 고된 노동이 우리에게 찬란한 문화를 남겨준 셈이죠. 그럼 우리도 앞으로 다가올 오천년을 위해 못할 것이 없지 않겠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양, 꿈, 생각, 감정, 시대정신을 지닌 수공업자입니다.

사실 저와 같은 세대는 아주 행운아들입니다. 중국의 큰 전환기를 겪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욱 넓은 안목으로 미래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의 과거도 더욱 신중하게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자신을 깎아 내린다거나 자신을 역사와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되죠. 예술과 수공 기술을 애매하게 구분해서도 안 됩니다. 이런 것들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은 모든 것에서 일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나라는 아닙니다. 세밀한 인문적인 감정 측면에서 우리가 계승할 수 있는 더 많은 일들을 찾아야 합니다. 가령 삼보 국제도예촌은 지난 20년 간 작은 마을을 자신만의 문화적 토양 안에서 성장시켰고 지금은 세계에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중국에 이러한 마을들이 더 생긴다면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거대한 ‘규모’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소소한 디테일을 모아 거대한 ‘성과’를 만들어 내야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야 쉽게 질리지 않고 감동도 줄 수 있고 또 그것이 더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에게 삼보 국제도예촌은 하나의 ‘실험실’인가요?

중국의 전통적인 농경문화와 전통기술, 생활방식을 조화시켜 사람들이 이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더 큰 의미를 지닐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이 바로 삼보촌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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