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엽 칼럼] <덩샤오핑과 마오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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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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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엽]




제주대학교(법과정책연구원) 한중금융연구센터장 겸 로스쿨 겸임교수 이규엽



역사적 실제 사건에 대하여 다른 방향으로 발생했다고 가정해 본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이 6.25전쟁 중 북한땅에서 전사하지 않고 살아서 귀국했다는 가설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몸소 실천한 마오안잉은 국민적 영웅이 된다. 절대 권력자인 아버지 마오쩌둥 주석의 배경 아래 탄탄하게 정치적 입지를 다져 나간다. 마오쩌둥 주석 사후 세번째 부인 장칭(江靑)을 쉽게 따돌리고 권력을 승계한다. 마오쩌둥 주석과 정치노선이 다른 덩샤오핑(鄧小平)은 마오쩌둥 주석 사후에도 여전히 권력 핵심부에 진입하지 못한다. 새로운 지도자 마오안잉 개혁개방 정책은 일정한 한계 내에서 추진된다. 20세기 거인 덩샤오핑 등장도 없다. 가설대로 전개되었다면 현재 중국 상황은 북한과 유사할지도 모른다.

개국자의 비범한 DNA(유전물질의 매개체)는 혈연적 관계인 후대에게 지속적으로 계승되지는 않는다. 역사적으로 세습왕조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정치사상이 필요했다. 조선시대 유교는 왕조를 오백년간 유지했던 근간이었다. 현재 중국 대규모 기업 오너는 주로 40대, 50대 창업1세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나 중국 창업자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멀리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이다. 그 가운데 도전정신과 혜안은 후천적 교육에 의해 배양되기가 쉽지 않다.

오늘날 국가번영 원천은 건실한 기업에서 나온다. 특히 대기업 운명은 국력과 직결된다. 동네 상가는 소유와 지배를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아야 하는 대기업이 문제이다. 악어가 득실거리는 거친 강을 건너야 하는 물소떼와 같다. 100년 기업도 한순간 경영자 판단 오류로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은 대부분 창업자로부터 기업을 상속받은 후손이 경영하고 있다. 상속과정에서 많은 경우 분할과 내홍을 겪으면서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우리는 재산적 가치인 주식지분권 상속과 기업지배권 세습을 동일시한다. 대기업 다수 주주는 주식 분산으로 결집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소수 주식 상속인은 의결권 집중으로 회사 지배구조를 조직한다. 주식상속과 경영세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 보아야 할 때이다. 재산관리를 잘못해서 상속받은 주식이 제3자에게 양도되더라도 사회 절대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 경영권 행사를 그르쳐 기업이 부실화되면 사회 전체이익이 감소된다.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는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 의해 선발된 구글 출신인 인도인 니케시 아로라를 후계자로 작년 지명하였다. 주식은 자본주의 원칙에 따라 상속인에게 상속된다. 경영은 유능한 자가 맡아 기업을 발전시켜 국민 생활향상과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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