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정국' 냉기류 속에 20대 국회 개원…청와대·여야 대표 팽팽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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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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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개원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여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20대 국회의 임기가 30일 시작됐다.

당․정․청은 물론 여야 간 협치도 사실상 백지화되는 등 정국이 경색된 속에서 20대 국회가 개원하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상생과 타협의 정치, 민생을 위한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팽팽한 기싸움 양상을 보였다.

우간다를 국빈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우간다 현지에서 ‘20대 국회 개시에 즈음한 메시지’를 내고 "경제위기와 안보불안 등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은 시기인 만큼 국회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해주시기 바란다"고 국회에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제20대 국회 임기 시작을 축하한다"며 "20대 국회가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한 국회'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메시지를 통해 국회가 정쟁보다는 민생에 초점을 맞춰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에서도 '국민의 삶'을 명분으로 노동 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 과제를 중단없이 추진할 것이란 의지를 메시지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8일 우간다 도착 직후 동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도 "항상 개혁이라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지금 하는게 힘들다고 수술을 자꾸 미루다보면 그 환자가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개혁 과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1년간 원내대표로 일하면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당이 무조건 따르는 방식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 당시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걸었던 '균형 잡힌 당청 관계'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또 '큰 의로움을 위해선 사사로운 정을 끊는다'는 의미의 '대의멸친(大義滅親)'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한 뒤 "이제 새누리당에서 계파 얘기는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상임위원회 배치, 간사 선출까지 원칙대로 재량권을 갖고 하겠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을 언급, 당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122명이 뭉치면 우리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고 경제의 성장동력을 꺼뜨리는 야당의 포퓰리즘 정치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위원회가 곧 다양한 민생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시킬 예정이니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거부권 사태를 언급, "정치적인 쟁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민생에 충실한 태도를 갖는다면 국민의 마음을 우리 편으로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야당의 한계를 언급, "우리는 하나의 정치집단으로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할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현재까지 (정부가) 해온 경제정책 수단으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여러 의원들이 20대 국회를 맞이하는과정에서 민생과 아울러 미래를 제대로 설계할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더민주가 지난 총선에서 경제를 심판하자고 했고, 이 경제심판이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져서 여당이 참패하는 결과를 낳았는데도 정부·여당은 아직 인식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루빨리 정부·여당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해서 경제 상황을 극복하려면 경제정책 방향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철저히 검토해 경제가 제대로 성장궤도에 진입하게 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분열과 대결을 선택했다. 또다시 국회와 정부 간의 편 가르기에 나섰다"면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단순히 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가 아니라 총선 민의에 대한 거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여소야대 국회는 흔한 일"이라며 미국 정치에서의 행정부와 입법부 간 협치 사례를 설명한 뒤 "국민도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합심해서 민생을 챙기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대표는 20대 국회의 5가지 사명으로 ▲대결·긴장에서 화해·평화의 한반도로의 전환 ▲각 분야의 격차 해소 ▲증세 없는 복지 철회·복지재원 사회적 합의 ▲안전사회를 위한 제도 정비 및 실천 감시 ▲부채 증가속도 감소와 미래 먹거리·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교섭단체제도 개선을 중심으로 한 국회개혁과 정당명부비례대표제·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을 위해 투쟁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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