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함 지휘 훈련'놓고 한·일 '신경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5-28 17: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우리 해군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을 둘러싸고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미묘한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독도를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식 명칭)로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해온 일본이 우리 해군과 함께하는 다국적훈련에서 독도함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군 관계자는 27일 "남해상에서 진행 중인 다국적 연합 잠수함 구조훈련인 '2016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2016)에서 독도함이 훈련에 투입되는 기간에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6개국 잠수함과 구조전력이 참가하며 중국을 비롯한 12개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훈련을 참관한다. 참가국들은 지난 25일 개막식을 했고 오는 29일에는 해상훈련을 시작한다.

해상훈련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일본 해상자위대는 독도함이 투입되는 전반부에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 해군이 이번 훈련을 앞두고 독도함 투입 계획과 함께 일정을 통보하자 일본 해상자위대는 후반부 훈련에만 참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은 전반부에는 일본을 뺀 5개국이 참가하고 후반부에는 한미일 3개국만 참가하기 때문에 전반부의 비중이 크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과거에도 독도함이 참가하는 훈련에는 불참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일본 해상자위대 장병이 독도함에 승선하는 일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날 서울발로 일본 해상자위대가 이번 훈련에서 독도함 승선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독도함이 투입되지 않는 훈련 후반부에만 참가하는 만큼, 승선 요구를 받을 일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중 일본측 인사의독도함 승선에 관한 계획은 없었다"면서 "일본 언론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해상자위대는 독도함이 투입되지 않는 후반부 훈련에서는 우리 해군의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과 함께 훈련하며 청해진함에 승선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서 독도함은 주로 옵서버 국가 요원들이 훈련을 참관할 때 동원될 예정이다. 1만4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은 우리 해군이 보유한 최대 규모의 함정으로, 2007년 취역했다.

일본은 우리 해군이 독도함의 이름을 지을 때부터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의 독도 수호 의지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한 것이다.

일본의 이 같은 태도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하고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한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도함의 이름을 문제 삼아 훈련에도 선별적으로 참가하는 일본의 태도는 한일 군사협력을 위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달고 우리 항구에 들어오도록 '배려'해준 우리 해군의 태도와도 대비된다.

이번 훈련을 앞두고 최근 진해군항에 정박한 일본 함정은 욱일승천기를 게양해 논란을 일으켰으나 우리 해군은 국제관례상 항구에 정박 중인 함정이 자국 해군기를 게양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욱일승천기를 해군기로 쓰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독도함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항일독립운동 투사들의 이름을 딴 우리 해군 함정들도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