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김정주 “유능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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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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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92)

김정주 넥슨 창업자[사진=넥슨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2011년 11월 16일 오후 KAIST 정문술관 2층 강의실.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기술벤처’라는 과목을 맡아 강의를 한 김정주 넥슨 창업자(현 NCX 대표)는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가 자신의 밴드 구성원을 한 명씩 청중에게 소개하며 칭찬하는 10분 분량의 동영상을 보여준 뒤 학생들에게 “이 동영상을 보고 오래 생존하는 기업의 특징을 맞혀보라”고 문제를 냈다.

한 학생이 “팀원들의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자 김 대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20년 전에도 잘나가던 회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려면 오랫동안 함께 일할 만한 사람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창업자는 넥슨의 성공 비결로 사람을 꼽는다. “오랫동안 함께할 만한 사람으로 좋은 사람과 유능한 사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좋은 사람’을 택하겠다”는 그는 “유능한 사람은 컴포넌트(부품) 역할이 끝나면 나가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앞으로 이 사람이 나와 20년을 같이 일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것이 경영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송재경(현 XL게임즈 대표), 김상범(전 넥슨 이사), 이민교(전 넥슨 대표) 등과 함께 1994년 12월 넥슨을 창업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살 때였다. 2년여의 개발 기간을 통해 1996년 4월 고구려 대무신왕의 정벌담을 그린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는 지금의 온라인게임이 있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온라인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도록 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시도였다.

1998년 김 창업자는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전자제품 매장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100m는 넘어 보이는 그 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닌텐도 게임기를 사기 위해 몰려든 것이었다. 충격을 받은 김 창업자는 일본에 연수중이던 최승우씨(전 넥슨 재팬 대표)를 만나 식사를 하며 “닌텐도를 이기는 게임 회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2011년 12월 14일 넥슨재팬이 게임의 본고장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넥슨의 매출액은 2010년 기준 1조원 수준으로 21조원에 달하는 닌텐도의 20분의 1, 순이익은 3100억원으로 닌텐도(3조30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 총액은 8조원으로 닌텐도(25조원)의 3분의 1에 달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온라인게임을 개발했다. 또한 좋은 게임도 사들였다. 인수·합병(M&A)은 넥슨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었다. 히트작 메이플스토리는 이승찬 씨가 설립한 위젯이라는 작은 게임개발사가 만들었다. 던전앤파이터는 허민 위메이크프라이스 대표가 만든 네오플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군주온라인, 아틀란티카는 엔도어즈에서 만들었고, 국내 최고 인기 총싸움게임 서든어택은 게임하이의 작품이다. 이를 통해 넥슨은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김 창업자는 M&A를 많이했지만 게임이라는 작품보다 사람을 봤다고 한다. 그는 “오래 같이 즐겁게 일할 사람을 항상 찾고 있다. 사업에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 좋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늘 또 다른 대박 신화를 일궈낼 ‘뛰어난 인재’가 아닌, ‘좋은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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