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역대 최대 순익 냈지만…저금리·자본확충에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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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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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보험업계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조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막상 현업에선 ‘전례없는 위기’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외형은 커졌지만 보험사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각종 지표는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인한 운용자산수익률 하락과 오는 2020년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으로 인한 자본확충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생보·손보 당기순이익 2조원 돌파…분기사상 최대 실적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2조2351억원으로 전년동기(2조1033억원)대비 6.3%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1조32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3.6% 늘었고, 손해보험사 역시 순이익이 8219억원에서 9081억원으로 10.5% 성장했다.

수입보험료 역시 크게 늘었다. 생보사의 1·4분기 수입보험료는 28조99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1%, 같은기간 손보사의 수입보험료는 17조7935억원에서 18조4760억원으로 3.8% 늘었다.

생보사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보험료가 전년동기와 비교해 각각 8.2%, 7.5% 커졌고,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증가률이 11.9%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는 보험료 유입에 따른 운용자산증가로 투자영업이익이 개선됐고, 손보사는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영업손실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은 뒷걸음질…저금리·역마진 리스크로 업계 비상

문제는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보험시장은 저성장, 저금리 장기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잃은지 오래다.

여기에 유례없는 초저금리로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상품이 보험사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역마진 현상도 10년째 진행중이다.

금감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3년 4.6%에서 2014년 4.5%, 2015년 4.0%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손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2013년 4.0%, 2014년 3.9%, 2015년 3.8%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보험사 수익성을 판단하는 총자산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보험사의 ROA와 ROE는 각각 0.93%, 9.3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각 0.03%, 0.07%포인트씩 감소한 수치다. 

업종별로보면 생보사의 경우 ROA는 0.76%에서 0.72%로 0.04% 하락했다. ROE 역시 8.34%에서 8.10%로 0.24%포인트 떨어졌다. 손보사의 경우 ROA는 1.58%를 기록해 0.03%포인트 하락했고, ROE는 12.09%로 전년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

IFRS4 2단계도 보험사를 위협하는 '핵폭탄급 악재'다. 업계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이 현재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BC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총조정자본과 총필요자본액 간 비율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심화와 IFRS4 2단계 도입으로 부채가 급증하는 보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4~5년 내에 시장에서 정리되는 보험사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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