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中 시장서 돌풍일으킨 휴롬, 85개국에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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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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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대환 휴롬 이사 인터뷰

 

조대환 휴롬 이사는 25일 "지난해엔 (메르스 등 여파로)매출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신제품 '휴롬알파'로 기술을 보강했고, 이를 바탕으로 휴롬이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에서 2초에 1대씩 팔린 소형가전이 있다. 바로 국내 주방가전업체 휴롬의 원액기다. 1974년 설립된 휴롬은 과일·채소를 갈지 않고 눌러 짜는 원액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휴롬은 당시 하루 4만5000여대의 제품을 팔아 1억 위안(우리돈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인기의 비결은 한류의 바람을 타고 전파된 웰빙 문화 덕분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진 중국 고소득층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특정 수요층을 공략한게 주효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조대환 휴롬 이사는 이를 두고 "운이 통했다"고 했다.

조 이사는 "10년 전 중국 홈쇼핑 녹화 때만 해도 녹즙을 건네면 (쇼호스트가) 먹지를 않았다. 날 것을 왜 먹냐며 손사래쳤다. 채소도 튀기거나 볶아 먹는 게 중국의 식문화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중국의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식문화로 바뀌었다"며 "‘사람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휴롬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운이 통했고, 매출로 봤을 때도 상당히 고무적이다"고 덧붙였다.

실제 3000억원대 매출 중 60% 이상은 중국에서 나온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내 휴롬의 원액기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11.2%로 현지 브랜드인 지우양(11.8%)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휴롬 원액기 가격이 중국 현지 제품보다 약 3배 비싼 점을 감안하면 꽤나 좋은 성적이다.

휴롬은 중국내 300여개의 백화점에 입점, 별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 등 각지에 700여개의 대리상과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휴롬주스카페 역시 성황이다. 지난 2013년 8월 중국 상하이에 휴롬주스카페 1호점을 연 뒤 중국 전역에 50여개 매장을 갖췄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배우 이영애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점도 매출에 한 몫 했다. 이 씨는 지난 2012년부터 줄곧 휴롬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 씨는 방영예정인 드라마 '사임당'에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되는 만큼 휴롬은 그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롬은 올해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휴롬 원액기가 팔리는 곳은 미국·중국·일본을 비롯해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85개국에 이른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휴롬은 증시 상장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간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휴롬이 올해는 코스닥 상장을 할 것으로 점쳐왔다. 업계에서 추정한 휴롬의 시가총액은 최소 5000억 원 이상이다. 통상 중소기업이 상장을 하면 자금조달, 기업이미지 제고 등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조 이사는 "지금은 보다 내실을 다질 때이지, 수출이 좀 잘 된다고 해서 샴페인을 터트릴 시점은 아니다"며 "올해 증시 상장은 '뜬 소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엔 (메르스 등 여파로 )매출이 주춤했지만 올해는 신제품 '휴롬알파'로 기술을 보강했고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롬은 지난해 말 기준 김영기 회장이 지분 58.4%(2만8208주)를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이 27%에 해당하는 1만3000주를 갖고 있다. 잔여 주식 14.6%(7069주)는 자사주로 보유 중이다.

휴롬은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품 확장 역시 자제하고 있다. 대신 원액기의 스크루, 회전 브러시, 티타늄망 등의 기술을 향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질문을 바꿔 휴롬 조직문화에 대해 물었더니 '자율성'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 이사는 "사무실을 둘러보면 일반 회사와 달리 휑하지 않냐"고 반문한 뒤 "시장을 조사하든 외부미팅을 통해서든 직원들 각자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그 결과만 임원들에게 보고하는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의 복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 이사는 "회사 형편이 나아지면서 (창업주인)김영기 회장이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늘 고민했는데 그게 건강검진이었다"며 "건강한 문화를 전파하는 휴롬의 이미지에도 맞는 복지였고 직원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다"고 설명했다.

휴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450여명 전원은 내달까지 뇌, MRI, MRA, CT검사, 위·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신체측정, 혈액검사, 소화및 호흡 기계 등 28~34가지의 정밀 종합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연령에 따라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검진비용이 발생한다. 검사비용 외 김해본사 및 공장 직원들의 서울 체류비, 교통비, 유급휴가 비용,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비용 등까지를 고려하면 15억원을 상회한다.

조 이사는 "건강검진 뿐 아니라 중국과 태국 등 직원 해외연수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히 복지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부럽지 않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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