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32) 중국인 계량 습관 맞춘 스마트 체중계…샤오미 반격에도 요지부동―윈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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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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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아에서 청년기업인으로…왕양 CEO

  • 집집마다 1개씩 있는 가족 건강지킴이

  • 계량단위 '근' 채택…온 가족정보 등록 가능

  • "가격 싸고 실용적" 소비자 입소문

윈마이가 지나온길[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샤오미 돌풍이 거세다. 스마트폰은 물론 보조배터리·전동 휠·스마트 TV·공기청정기·정수기까지,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에서 ‘샤오미 위협론’까지 나온다. 지난 해 샤오미가 출시한 스마트 체중계도 시장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거기에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선방하는 중국 토종 스타트업이 있다. 체중계 제조업체 '윈마이(雲麥 YUNMAI)'다. 샤오미와 윈마이 체중계를 직접 비교해 본 소비자들은 샤오미보다 더 낮은 가격에 고사양의 기능을 갖춘 윈마이의 손을 들어줬다. 샤오미의 체중계 출시로 오히려 덕을 본 셈이다. 윈마이는 지난 한 해에만 50만대가 넘는 체중계가 팔며 중국 스마트 체중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윈마이를 창업한 주인공은 올해 겨우 27세인 청년 기업가 왕양(汪洋)이다. 중학생 시절 권고퇴학을 받던 문제아에서 성공한 CEO가 된 왕양의 이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흡사하다. 학교 수업 대신 인터넷에 푹 빠졌던 그는 중학생 시절 이미 20만 명 회원의 게임 커뮤니티를 운영해 본 경험도 있다.

이후 부모님의 권유로 학업에 매진한 왕은 대학생이 되서는 PC용 소프트웨어 상점을 하나 차렸다. 설립한 지 1년 만에 상점 이용자 수는 수백만 명이 넘었다. 당장 텐센트, 치후360 등 인터넷 기업으로부터 인수합병 제의가 들어왔다. 왕은 운영하던 기업을 중국 2대 인터넷보안업체 치타모바일에 팔았다.

그리고 3년 후인 2013년 왕양은 인생 세 번째 창업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왕이 중국 내로라하는 IT기업 진산소프트웨어, 환쥐스다이, 샤오미, 쉰레이 출신의 인재 4명과 합심해 만든 게 윈마이다.

왕은 창업 아이템으로 각 가정마다 하나씩 있는 체중계에 주목했다. 인터넷에 전통 산업을 접목시켜 발전시킨다는 ‘인터넷 플러스’ 열풍 속에 체중계를 가족의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 매개체’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우선 기존의 체중계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문제점부터 뜯어고쳤다.

우선 윈마이 체중계는 중국 최초로 중국인의 계량 습관에 맞춰 근(1근=500g)을 기준 단위로 채택했다. 게다가 기존의 체중계와 달리 푹신한 카펫 위에서도 정확한 체중 측정이 가능하다. 카펫용 패킹이라는 부품이 따로 들어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조작 없이 스마트폰 어플과 연동도 바로 가능하다. 생체전기저항법(BIA)을 통해 측정한 체중·신체질량 지수(BMI)·골격량·근육·지방·수분·기초 대사율·신체 나이에 대한 8가지 데이터가 스마트폰 앱에 표시된다. 자신의 몸 변화와 건강체크는 물론 식단 조절과 운동법 개선방안까지 제시해준다.

사용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등 모두 16명의 기본 정보도 등록이 가능해 온 가족의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해줄 수 있어 더 실용적이다.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프리미엄 모델인 ‘윈마이 하오칭’은 겨우 199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약 3만5000원에 불과하다. 현재 윈마이는 잇달아 99위안 짜리 ‘윈마이 컬러’, 79위안 짜리 ‘윈마이 미니’ 버전 체중계도 출시했다.

지난 해 샤오미가 출시한 체중계 ‘미 스케일’의 반격에도 윈마이는 끄떡 없었다. 지난 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단 하루에만 모두 9만8600개 체중계를 팔아 해치우며 한해 50만 대 매출고를 올렸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윈마이는 전 세계 7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6만 대가 팔렸다.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에도 참가한 윈마이는 올해 북미 인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윈마이의 선방에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지난 해말 시나웨이보 산하의 벤처캐피털 마이크로드림의 주도로 이뤄진 A급 투자 모집에서 4000만 위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억25000만 위안(약 225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윈마이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향후 10조 위안(약 18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서 윈마이는 단순한 스마트 체중계 제조업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재 축적한 이용자 정보 등을 바탕으로 다이어트 부가가치 서비스나 건강 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윈마이만의 독자적인 건강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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