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인수 '깜깜무소식'...이통사 신사업 줄줄이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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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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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정부의 CJ헬로비전 인수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올해 추진하려고 했던 신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신사업 육성 등 장기적인 로드맵 구축이 절실한 통신시장이 정부의 늦장대응으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이통 3사의 1분기 투자 관련 지출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1분기 설비투자(CAPEX)는 780억원으로 전년대비 75%가 감소했으며, KT는 2159억원(-38%), LG유플러스는 1999억원(-16.1%)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11년만에 가장 적은 투자 지출로, 사실상 신사업 투자가 후순위로 밀렸음을 의미한다.

이통 3사가 이처럼 투자를 축소한 배경의 이면에는 CJ헬로비전 인수 심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155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심사보고서 발송 조차 이뤄지지 않아 해당 업계의 신사업 투자는 물론, 경영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CJ헬로비전 인수의 중심에 있는 SK텔레콤은 합병 인가가 늦어지면서 당초 상반기에 진출하려 했던 미디어 사업이 보류된 상태이며, 오는 2017년까지 구축해야 할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망'도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KT 역시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에 집중하겠다고 공헌했지만, 현재까지는 차량 안전주행 보조시스템(ADAS) 개발 업체 '카비'에 20억원을 투자한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나우' 도입 이외에는 뚜렷한 신사업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사자인 CJ헬로비전의 경우 매각 이슈가 불거진 지난해 말부터 모든 사업, 경영이 올스톱 상태다. 1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4분기 481억3300만원에 이은 정체 상태로, 올해 투자하기로 한 사업들 대부분이 보류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늦장심사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가입자당매출(APRU)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신사업 추진이 답이지만, 현재로서는 CJ헬로비전 인수 향방에 따라 투자를 자제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 역시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신사업 발굴을 독려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5G를 비롯해 IoT, 가상현실(VR), 콘텐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이통사들의 투자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한 의원은 "정부가 투자나 기술지원 등 통신사의 미래를 이끌 새 성장동력을 찾는데 앞장서고 독려해야 한다"면서 "CJ헬로비전 심사에 대해 관련 규정을 준수하되 시장환경과 산업발전을 고려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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