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아가씨’ 오디션서 김태리에 반한 사연은?

'아가씨' 감독 박찬욱과 배우 김태리[사진=유대길 기사]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박찬욱 감독이 배우 김태리를 캐스팅한 이유와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을 두고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단연 신인배우 김태리였다.

박찬욱 감독은 “왜 김태리여야 했느냐”는 질문에 “오디션을 보니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많아졌더라. 선택이 힘들었다. 오디션 할 때 ‘이런 사람을 찾아야지’ 하고 어떤 그려놓은 상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기준을 가지고 가면 안 된다. 그냥 좋은 배우를 찾아야 한다. 순간적 영감을 주는 배우였다. 그렇게 직감적으로 한 선택이었는데 태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점이 있고 결코 주눅 들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런 점들이 큰 배우들과 만나도 빛을 발할 거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태리는 박찬욱과 첫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촬영 전 리딩도 많이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당시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각색 중이셔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좋아해주셨다. 그런 부분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가씨’가 첫 작품인 만큼 부담감과 기대 역시 컸을 터. 이에 김태리는 “오디션 당시 감독님께서 ‘나는 너로 정했다’고 해주셨는데 그 말이 힘들 때나 부담을 느낄 때 나를 지탱해주곤 했다. 오디션을 마치고 혼자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다시 읽었는데 벅차고 설레더라.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보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은 “신인이라 그렇겠지만 겁을 내더라. 하고 싶지만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들어와서 망치면 어쩌나 하는 게 느껴져서 용기를 주기위해 했던 말이다”라고 거들었다.

한편 박찬욱이 메가폰을 잡은 ‘아가씨’는 6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