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빅데이터에 물어봤더니 올해 트렌드 훤하네요"…남궁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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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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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 소장은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학계·기업·연구소 등에서 빅데이터 연구가 활발해지는 만큼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그 선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설 트렌드연구소 소장]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는 시간에는 홈쇼핑 매출이 올라간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고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내린 결론이다. 보통 수·목요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는 온라인(모바일 포함) 쇼핑의 황금시간대다. 주 초반에 비해 업무 긴장이 느슨해지고 '불금'에 앞서 쇼핑을 즐기는 2030대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 방송기간에는 2030대 여성이 쇼핑을 줄이면서 4050대가 주 고객층인 홈쇼핑이 수혜를 입었다. 

# 직장인들의 귀가시간이 앞당겨지고 있다. 수천만건의 결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외식결제시장을 트레킹한 결과 1차만 하고 집에가는 회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인해 편의점과 야식배달전문점, 피트니스센터, 인테리어 소품숍 등이 수혜를 입고 있다. 

남궁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장은 최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란 흩어진 수 천만개의 단편적인 정보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해내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학계·기업·연구소 등에서 빅데이터 연구가 활발해지는 만큼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그 선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빅데이터로 맛집을 찾을 수 있을까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처음 탄생했다. 최연소 연구소장으로 발탁된 그는 수천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비트렌드를 감지하고, 컨텐츠를 발굴하는 일을 한다.  

그는 복잡한 빅데이터를 환자의 상태에 빗대어 설명했다.

남궁 소장은 "의사가 중환자의 맥을 측정한다고 가정했을 때, 순간순간의 기록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 기록을 모아서 분석하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며 "빅데이터는 순간의 단편적인 정보를 모아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활용 방안을 몰랐지만 최근에는 분석기법과 저장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틈내는 대로 마트·백화점·맛집 등 전국 '핫플레이스'을 투어하는데 시간을 쏟는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가설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데, 그 답은 항상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집이 맛집일까'에 대한 답을 찾는다고 가정하면 흔히 취급액이 높을수록, 이용 빈도가 높을수록 맛집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궁 소장은 "취급액은 규모가 크거나 단체손님이 많아도 커진다"며 "빅데이터 분석에선 객관화의 오류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을 다니면서 이용빈도와 취급액 외에 '한번 이용한 고객이 다시 찾는 곳', '외지인보다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 등의 알고리즘을 추가했다. 이 조건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실제 맛집과 비슷했다.

그는 "가설이 항상 100% 맞을 수는 없지만 실제 현장에서 얻은 교훈은 빅데이터 오류를 최소화 시켜준다"며 "최대한 많은 가설을 세우고, 빅데이터로 검증한 뒤 마케팅을 하면 최종 결과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 트렌드연구소는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

현재 연구소에는 사회 각계 각층에서 합류한 20여명의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2000만건 이상의 고객 카드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매 분기별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낱개의 결제 정보는 연구원들의 특정 알고리즘을 거쳐 빅데이터로 재생산 된다. 이런 빅데이터 마케팅으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예측하고, 맞춤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남궁 소장은 "신한카드의 모든 신제품과 서비스가 100% 트렌드연구소를 거쳐 탄생한다"며 "빅데이터는 현대판 '책사' 역할도 하지만 마트와 소셜커머스의 전쟁처럼 기업들의 특정 행동을 설명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트와 소셜커머스 간의 전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데 이마트가 할인품목으로 정한 기저귀·생수·분유 등의 품목을 보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간다"며 "특정 계층에서는 소셜커머스가 마트 매출의 80%이상을 추격했기 때문에 위기감이 컸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5~10년 안에는 채널이 역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올 2분기 트렌드에 대해선 모바일 선물, 1인 여행 증가, 인테리어 소품 대세 등 3가지를 꼽았다.

남궁 소장은 "5월이 다가오면 각종 선물 수요가 늘어나는데, 특히 캐주얼한 선물인 모바일 상품권 성장세가 주목할만 하다"며 "해외 식당 건당 결제액이 매년 급속하게 떨어지는 것을 보면 1인 여행객이 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회사들이 저가항공 상품을 만들고, 특정 브랜드와 연계한 마케팅을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 블루오션에 목마른 기업들…빅데이터가 곧 돈되는 시대
그가 요즘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단연 '모바일 트렌드'다. 모바일 카드 회원수와 취급액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신한카드 모바일 앱카드 회원 수는 404만명으로 전년 대비 62% 늘어났다. 이용금액도 3조8000억원으로 90%나 급증했다. 트렌드연구소는 이 결과를 토대로 고객인사이트 모델 '코드나인'을 개발했다.

코드나인은 고객의 성별·연령
·소득·지역 등을 분석해 중·장기적 소비패턴을 짚어내는 상품 개발의 핵심 모델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미스터라이프' 카드다.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이 카드는 남성 1인 가구의 이용행태를 분석해 이들이 원하는 각종 자동이체요금, 주유요금, 할인점 등의 할인 혜택을 탑재했다.

남궁 소장은 "쓸만한 사람들에게 쓸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택과 집중'이 잘 된 카드가 성공적인 제품"이라며 "코드나인의 목표는 기획 의도에 부합한 사람들을 잘 모아, 이들이 최대한 장기고객으로 남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수익을 남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순 분석을 넘어 데이터를 해독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가치 창출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트렌드연구소는 지난해 지자체, 관공서 등에 18건의 빅데이터 컨설팅을 실시했고, 올해 1분기까지 6건의 컨설팅을 유치했다. 

그는 "빅데이터는 해외 관광객들의 어느 지역에서 어떤 상품을, 얼마만큼 소비하는지, 각 지자체가 주최한 전통행사가 실물경기에 얼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등 다양한 곳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며 "올해도 학계, 문화예술계, 지자체 등과 다양한 협업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캡티브 마켓이 강한 일부 기업 계열사 카드와 달리 은행계 카드는 외부 변수가 적고, 신한카드는 전체 소매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자료의 신뢰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사람들의 소비패턴에 대한 정보를 그룹별로 쪼개 필요한 산업군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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