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신실크로드를 가다] 우리와 닮은 듯 다른 베트남 사람들…"국가 차원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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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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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베트남) 김현철 기자 =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베트남에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지원해 좋은 인상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업 차원에서만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모르는 현지인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베트남에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베트남 출장에서 만난 한 교민(남.29)은 "사업을 하려고 해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게다가 베트남에 진출한 많은 우리 기업들이 한국 기업인 것을 아는 현지인도 많지 않다"고 귀띔했다. 

베트남에 정착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유통기업 주재원들은 베트남 사람들에 대해 "우리와 닮았지만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홍원식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장은 "기후나 토양상 더운 나라기 때문에 느리고 천천히 하는 문화가 있다"며 "한국 사람이 보면 게으르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관점의 차이일 뿐 느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법인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사람이 1~2시간에 끝내는 일을 2~3시간이 걸리지만 꼭 해낸다"며 "처음에는 퇴근 시간이 되면 바로 집에 가는 등 야근도, 주말 근무도 없었지만 이제는 일이 있으면 스스로 나와 남은 업무를 처리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정보다는 성과에 대해 크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에게 또 다른 골칫거리도 생겼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기업들은 자본이 풍부해 투자를 많이 하는데 그것이 나중에는 초기 투자 기준이 돼 우리 기업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인력시장의 잦은 이직도 고민거리다. 베트남 사람들은 경쟁업체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임금을 제시하면 바로 이직한다.

성연석 다이아몬드 플라자 영업총괄 팀장(롯데백화점 소속)은 현지 직원들 마음을 알고 녹아드는 것이 사업을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연석 팀장은 "아무리 우리가 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주체는 현지 직원들이 되어야 한다"며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공감하기 시작하면 변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성 팀장은 공감을 통해 바뀐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롯데센터 하노이에 백화점 오픈을 준비하면서 직원들한테 고개를 숙여 인사하라고 지시하니 한국과 같은 문화가 없어 이해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인사하는 모습을 찍어서 직접 보여주며 왜 웃어야 하는지 2주간 설명을 거듭한 결과 표정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도 많아 같이 일하기가 편할 때도 있다고 한다.

오정훈 SCJ 마케팅 부장(CJ오쇼핑 소속)은 "베트남 사람들은 근면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습관이 있어 한국 사람과 코드가 맞다"며 "술, 파티 문화도 좋아하고 선후배 사이도 있으며, 어른도 공경하는 등 우리와 정서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박종인 파리바게뜨 베트남 법인장은 "현지 직원이 업무상 잘못해 꾸짖으니까 웃길래 '왜 웃냐'고 물었더니 '미안해서 웃는다'고 하더라"라며 "그만큼 순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개발할 곳이 무궁무진한 베트남에서 주재원들은 하루 24시간이 짧다.  

한 주재원은 "한국에서는 각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데 여기는 주재원 1~2명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며 "개발할 곳이 많아서 실적이 나와야 되니까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근 수년째 고도성장을 이어가는 베트남 경제의 저력은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도 외국인과 자본주의에 배타적이지 않은 것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였다.

기회의 땅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 녹아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 시간에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공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이는 앞으로 베트남으로 향할 기업에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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