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특집] 중국이 M&A에 집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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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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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올해 1분기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는 전년 대비 25% 줄어들었다. 공격적으로 M&A를 늘리고 있는 중국 기업이 아니라면,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은 왜 글로벌 경제상황이 점차 불확실해 지는 상황에서 큰 손으로 나서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해 나가는 것일까?  

◆ 기술력 확보·브랜드 강화 등 새로운 돌파구 역할

최근 중국이 보여준 M&A의 특징은 선진국 기업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제3세계 국적의 기업, 특히 자원 분야 기업에 편중했던 양상과 다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력 확보, 브랜드 경쟁력 강화, 성장 동력 마련 등을 위해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인수 업종이 기존 제조업에서 보험회사, 문화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중국은 제조업 위주의 집약적 성장을 해왔지만 종종 기술적 한계와 부딪쳐야 했다. 그러나 M&A를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 특정 분야에서의 규모, 이미지, 인지도 향상 전략을 꾀할 수 있다는 면에서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분야의 M&A를 통해 또 다른 수익 창출 기회를 얻는 동시에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M&A의 매력으로 꼽힌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젊은 인터넷 기업들이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하고 있는 것도 결국 M&A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다.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지표도 중국 기업들을 M&A 돌풍에 밀어 넣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9%대로 전년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초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충격을 줬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질수록 매물가가 오르기 전에 원하는 해외 기업을 차지하기 위해 M&A 체결을 서두르게 한다는 설명이다.

경제지표가 낮을수록 외국 기업의 M&A가 활발해진다는 것은 과거 일본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중국 기업들은 지난 1980년대 M&A 열풍을 보였던 일본 기업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경제 성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미국 기업 인수에 열을 올렸었다. 일본 소니가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한 모습에서, 최근 중국 완다그룹이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모습과 닮은꼴을 찾을 수 있다.  

◆ 정부의 적극적 지지도 한 몫...부채 증가는 위험 요소로 부상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M&A 지지 정책도 중국 기업의 M&A 돌풍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등 산업 강화 정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기술력을 확보해 신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M&A 전략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별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도 포함돼 있다. 한때 까다로운 M&A 승인 절차 등으로 중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 M&A가 제한을 받으면서 급감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다만 M&A 비용 대부분이 '은행돈'이라는 점은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기사에서 "최근 불안한 증시 상황 때문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은 M&A 자금을 자국 은행이나 그림자 금융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은행돈이라는 것은 결국 중국 기업의 높은 부채 비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부채 문제가 중국 내 불안 요소를 넘어 또 다른 글로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경쟁적인 M&A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중국 은행들도 과도한 대출로 담보권 실행이 어려워지면 부실여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평사 중 한 곳인 무디스는 이달 초 "중국 지방정부와 은행, 국영기업 등과 관련한 채무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면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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