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후폭풍] "개성서 만든 물건, '北 자존심'이라 근로자에 가르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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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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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부자재 하나라도 회수하려던 기업인들 '아연실색'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11일 오후 급작스럽게 개성공단 내 남측 인원 추방과 자산동결을 발표하면서 철수작업을 벌이던 일부 입주업체 관계자들은 운반하던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모두 포기하고  남측으로 내려왔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내 자재와 장비를 실은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사진= 남궁진웅 timeid@]

입경 마감 시각 30분 전에 상황이 급변하자 원부자재를 하나라도 더 회수하려던 기업체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다.

잡화를 생산하는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는 "설 연휴에 주재원 2명이 공단에 남았는데 갑자기 철수 결정이 나면서 오늘 출경한 트럭 1대에 부랴부랴 원부자재를 채웠다"며 "그런데 (북한 측에서) 갑자기 자재를 가져갈 수 없다고 해 모두 내려놓고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초 입경 마감시각에 맞춰 오후 5시께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이 때 북한이 자산동결 조치를 발표하면서 빈 트럭으로 내려오게 됐다는 설명이다.

시설투자액을 제외하고 개성공단에 남겨둔 완제품과 원부자재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이 업체는 추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오전 일찍 출경한 다른 업체들은 재고를 조금이라도 회수했다"며 "물론 회수한 것도 전체 손실액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겠지만 우리는 당장 자재도 없고, 거래처는 난리가 났고, 대책도 못 세운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의 가동 '중단' 발표가 공단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 속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던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이날 자산동결 조치에 대부분 떨리는 목소리로 허탈함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날 오후 입경하자마자 북한의 자산동결 발표를 접했다는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개성에서 만든 제품은 북한의 자존심'이라고 (북측) 근로자들을 가르치며 일해왔다"며 "하지만 공단 관리위원회 직원들까지 전원 추방이라는 소리를 듣고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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