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후폭풍] "일시적 동요 있겠지만…北 실질적 손실 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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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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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유입자금 북한 대외무역 1% 수준

  • 근로자 해외 파견 등 자금 보충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정부가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우리 기업들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는 우리 정부의 예상보다 북한 당국에  겪는 고통이 그리 아프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내부 동요나 당장 끊긴 '돈줄'로 김정은 국방위제1위원장의 고민은 늘 것으로 보인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내 자재와 장비를 실은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사진= 남궁진웅 timeid@]

개성공단 가동으로 북한에 유입되는 자금(근로자 임금 포함)은 연간 북한 대외무역(70억∼80억 달러) 규모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정부의 기대처럼 중국이나 러시아가 실효적이면서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북한은 근로자 해외 파견 규모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개성공단에서 유입되던 자금을 보충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은 개성공단 중단에도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과 주변국 등을 의식하지 않고 '마이웨이'식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외적으로는 개성공단 중단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 등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지만 제재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외교적 협력이나 시도를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도 "북한은 과거처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완고하게 저항하고 제재 자체를 부정하면서 자기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와 병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사실상 북한으로서 믿을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이웃한 러시아와도 경협 친밀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을 중단하면 중국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성과가 나올지도 의문"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내놨다.

하지만 큰 아픔을 느끼진 못하더라도 내부 동요 등 가랑비에 옷 젖는 식의 점진적 고통은 느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측이 그동안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은 김 제1위원장에게도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또 당장 개성공단 가동과 함께 공단은 물론 개성시민에게 공급했던 전기와 물도 끊기게 된다.

한국 수자원공사는 개성공단과 함께 그동안 공단 인근에 있는 월고저수지에 취·정수시설을 설치, 개성공단은 물론 개성시민에게 물을 공급해왔다. 공사는 지난해 620만t 정도의 물을 공급했으며 가뭄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만7000t의 물을 매일 취수해 왔다.

이 가운데 7000t은 개성공단 운영에 들어가고 나머지 1만t은 개성시민이 사용했다.

개성공단의 물 공급은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으로 공단을 잠정 폐쇄했을 때 중단된 바 있다. 당시에는 개성공단에 물 공급을 끊었어도 개성시민에 대한 물 공급은 인도적 차원에서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함께 물 공급도 전면 차단되면서 개성지역 주민내 동요가 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 제1위원장이 개성공단 중단으로 일터를 잃은 5만여 북한 근로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고 '인구 재배치', 사상교육 강화 등으로 특별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교수는 "개성은 현재 근로자를 포함한 20만 주민이 밥줄이 끊겨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정은이 개성을 현지 지도해 이들을 다독거리며 주민 생활과 관련된 집중 지원책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평양에서 쓸데없는 짓을 해서 남측에서 공단 중단해서 자신들이 불편해졌다는 불만이 나올 것" 이라며 "북한 정권이 이 문제에 대해 개성시내 심리전 강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수 교수는 "김정은은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장기화로 근로자들의 불만이 커지면 특히 자본주의 체제를 경험한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개성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인구 재배치'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남북한과 러시아 3국간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무기한 보류가 불가피해 지면서 북한으로서는 '마른지갑'만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 등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복합물류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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