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무색케한 샌더스 VS 대세론 재점화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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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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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여론조사 결과대로 샌더스·트럼프 압승

[사진=버니 샌더스 웹페이지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뉴햄프셔의 유권자들이 미국의 기존 정치권에 일침을 날렸다.  9일 (이하 현지시간) 아이오와 코커스와 함께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일컬어지는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후보들은 아웃사이더라고 불리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였다.

◆ 샌더스 "높은 투표율이 승리 이끌어"… 향후 캠페인에도 힘 실릴 듯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어 힐러리 클린턴 진영을 바짝 긴장시켰던 버니 샌더스 후보가 뉴햄프셔에서는 압승을 거두며 다시한번 돌풍을 이어갔다. 

버니 샌더스는 20% 포인트 차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면서 클린턴에게 패배를 안겼다. 이같은 패배는 클린턴이 진보적인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으며,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시 때문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진단했다. 

이번 패배가 클린턴 캠프에 더욱 뼈아픈 것은 그동안 뉴햄프셔가 '친클린턴'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1992년에는 빌 클린턴이 승리한 바 있으며, 2008년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샌더스는 이번 뉴햄프셔의 승리가 높은 투표율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프라이머리는 1992년의 61%를 넘어서면서 뉴햄프셔주 역사상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에 이은 뉴햄프셔에서의 선전은 향후 선거캠페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 현지 언론들이 강조했다.

특히 다음 경선이 예정되어 있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다른 남부주들에서 흑인과 유색인종들에게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철옹성을 뒤흔드는 것이 샌더스의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 

승리 연설에 나선 샌더스는 "오늘 밤 우리는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그리고 미국 동부인 메인에서 서부인 캘리포니아까지 미국 전역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그들(클린턴 진영)은 나에게 부엌 싱크대를 제외하고 전부 던지고 있다. 그리고 내 생각엔 부엌 싱크대가 곧 날아올 것 같다"면서 이번 승리로 자신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힐러리 클린턴 트위터 ]


클린턴은 경선결과를 인정하는 자리에서 중산층이 제대로 대접받고 있지 못하다는 샌더스의 메시지에 동의하면서도 자신이 더욱 현실적인 해결책을 가진 후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국민들은 분노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해결책을 갈망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자신이 월스트리트의 고삐를 죌 수 있으며,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샌더스의 월스트리트 해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뉴햄프셔의 패배로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 전략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클린턴은 중심 메시지가 호소력이 없고, 전 국무장관과 상원의원, 전 영부인으로서의 경험이 있어도 유권자들을 끌어당기지는 못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특히 이메일 스캔들 등으로 부정직하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린턴 캠프측은 "진정한 승부는 2월이 아닌 3월에 난다"면서 이번 뉴햄프셔 패배의 의미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동시에 민주당의 목표는 당이 단합해 공화당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없도록 하는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


◆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자신감 되찾은 트럼프  

9일 미국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를 거둔 도널드 트럼프는 아이오와에서의 패배로 주춤했던 대세론에 불을 지폈다.  승리가 확정된 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위대하게,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하면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아이오와에서의 패배로 대세론이 주춤했던 트럼프에게 뉴햄프셔는 다시 자신감을 찾아준 곳이었다. 여론조사의 우세가 실제 투표 결과에도 반영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의혹들을 날려버리 듯이 당당한 모습으로 승리 연설을 했다.

연단에 올라 가족과 주요 선거운동원들에게 감사를 표한 트럼프는 중국 등을 거론하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 돈을 가져가지 않겠다"거나 "아무도 우리를 괴롭히지 못하게 아주 크고 강하고 힘있는 군을 만들겠다"는 자신의 공약들을 되풀이했다.

뉴햄프셔 주민들로부터 마약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는 말을 들었다는 트럼프는 "남쪽 국경에서 (마약 유입이) 이뤄지지 않게 하겠다"며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만들겠다는 주장을 다시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제도 '오바마케어'를 "완전한 재앙으로, 배격하고 대체하겠다"고 다짐한 트럼프는 "교육이 지역에 따라 이뤄지고, 신성한 수정헌법 제2조를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2조는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를 다루고 있다.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하면서 공화당 경선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번 경선에서 깜짝 2위를 차지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다른 주에서도 선전하면서 자금을 모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화당주류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아이오와에서 트럼프를 뒤쫓으며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역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며, 젭 부시는 그저 경선을 지속할 수 있을 정도로만 표를 얻었다고 CNN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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