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 결합상품 지배력 전이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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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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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동통신 2위 업체 AT&T가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가입조건으로 디렉TV 이용자를 내세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AT&T홈페이지)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놓고 KT·LG유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이 문제점으로 제기한 '결합상품에 의한 지배력 전이'가 현실화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위성TV업체 디렉TV의 인수합병 승인을 받은지 6개월 만에 결합상품을 출시해 고객 끌어 모으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당위성의 주요 근거로 AT&T와 디렉TV의 사례를 자주 언급해왔다. 

지난달 11일 AT&T는 월 100달러를 지불하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AT&T가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5년 만이다. AT&T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 보급이 급증하면서 데이터 이용이 급증하자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한 바 있다. 이번 무제한 요금제의 부활은 AT&T의 사업전략 전환으로 해석된다. 

AT&T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가입 조건을 디렉TV 계약자와 AT&T의 IPTV '유버스TV(U-VerseTV)' 가입자로 제한해 경쟁사 고객의 번호이동을 유도하고 있다. AT&T는 무제한 요금제를 미끼로 디렉TV와 유버스TV 가입자를 늘리고, 디렉TV 가입자 중 타 통신사를 이용 중인 고객도 AT&T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미국 증권사 UBS의 통계에 따르면, 디렉TV 가입자 중 AT&T를 이용하지 않고 있는 고객 수는 1500만 세대에 이르고, AT&T 이용자 중 디렉TV 미가입자 수는 2100만 세대에 달한다. AT&T는 이들을 끌어 모으기만해도 대폭적인 가입자 증가를 실현시킬 수 있게 된다. 

특히 AT&T는 번호이동 고객에 대해 추가로 캐시백 500달러를 제공하는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AT&T의 무제한 요금제 출시에 따른 번호이동 유도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이동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파격적인 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결합상품 판매로 경쟁에 제한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결합상품을 앞세워 유료방송 가입자를 모집하면 통신시장의 지배력이 유료방송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거꾸로 CJ헬로비전 이용자가 SK텔레콤 고객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CJ헬로비전 가입자 416만명 중 208만명이 이미 SK텔레콤 가입자"라며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이 가능한 나머지 208만명이 SK텔레콤으로 유입될 요인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입될 요인이 없는 이유에 대해 "법인 가입자 등 단체가입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이 파격적인 결합상품을 선보이면 언제든지 번호이동이 가능한 잠재 고객이 208만명에 이른다는 점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AT&T의 결합상품은 인수합병을 통해 손쉽게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경쟁사들이 우려한 지배력 전이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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