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응답하라 1988' 라미란 "류준열·안재홍, 외탁이구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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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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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이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응답하라 1988 라미란 종방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어휴, 맨날 슬립온만 신다가 이렇게 높은 신발은 오랜만이라…” 뒤뚱거리며 등장한 라미란은 에스코트를 해 달라는 듯 도도하게 손을 치켜들었다. “제가 뜨긴 떴나 봐요. 이렇게 좋은 곳에서 인터뷰를 다하고…”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만난 배우 라미란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쌍문동 치타 여사만큼 유쾌했다.

“(예고편 격인) 0회를 보고 ‘우리 망했구나’ 싶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이 공감해주셔서 촬영 내내 감사했어요. 제가 세수도 안 하고 동네를 자주 돌아다니는데 여기저기서 ‘정봉이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그럼 제가 또 맨얼굴로 돌아보고…몸 둘 바를 모르겠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응답하라 1988’은 아마도 제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라미란이 ‘응답하라 1988’을 인생작으로 꼽는 이유는 작품이 케이블TV 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19.6%)을 기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근래 보기 드문 드라마였다. 가족을 들러리로 취급하는 기존 작품과는 달리 이집·저집, 엄마·아빠 이야기를 전면에 세운,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정환(류준열), 정봉(안재홍)의 엄마로 출연했다. “감독님이 ‘아들 역 하는 배기대하지 마라. 진짜 못생겼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저는 ‘잘생긴 젊은 배우랑 하는 거 아니면 안 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딱 보는 순간 ‘외탁했네’ 싶을 만큼 정말 닮은 거예요. 못생겼어도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근데 원래 못생긴 남자한테 빠지면 약도 없다고 하잖아요? 많은 분이 이미 헤어 나오기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요.”
 

배우 라미란이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응답하라 1988 라미란 종방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쌍문동 치타 여사는 라미란이 연기한 14번째 아줌마다. 업계는 적재적소의 웃음이 필요할 때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듯 라미란표 아줌마를 찾았다. 이미지 소비가 두렵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았던 때를 생각하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연기를 하지 않는 나는 배우가 아니다. 물론 나도 이미지 소진에 대해 고민은 한다. 그렇지만 그게 걱정스러워 쉰다는 것은 건방진 생각이다. 그런 지적을 듣지 않도록 잘 숨어서 연기하겠다”며 웃었다.

“아줌마 역할이라도 어디 다 같은가요. 계속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게 재밌어요. 히말라야를 언제 가 보겠어요. 치악산도 안 가는데…직접 겪지 못하는 일을 경험하고, 사랑도 받고, 돈도 벌고. 정말 최고의 직업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이 인기가 얼마나 가겠느냐. 반짝이다. 우박처럼 떨어지는 인기를 즐기겠다”는 그에게 배우로서 품은 최대한의 욕심을 물었다.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란다.

“송곳처럼 삐져나오지 않고 싶어요. 어느 작품이든 스며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꼭대기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배우를 꿈꾼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해본 적 없어요. 정점에 오르면 언젠가는 내려와야 하는데 그건 너무 두려울 것 같거든요. 너무 두드러지지 않게, 가늘고 길게, 어디든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 욕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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