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알리바바 따라잡기?... 제로코스트·제로마진의 또 다른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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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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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수년째 이어지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제로마진의 공격적 가격 정책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대표도 당분간 투자 모드로 흑자전환 시기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투자를 통해 쿠팡이 고객 경험의 혁명을 일으키고, 이를 통한 고객 증가가 쿠팡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실제로 쿠팡은 값싼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면서 마진은 남지 않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348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손실은 1215억원에 달한다.

쿠팡은 지난 2012년부터 매출액이 845억원에서 1464억원(2013년), 3485억원으로 꾸준한 증가를 보였으나,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0.19%에서 -35%까지 하락하면서 손실 폭이 확대됐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쿠팡 매출액은 두 배 이상의 성장이 기대되나 손실 폭 축소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쿠팡이 손실을 낸 이유는 역마진과 물류 및 배송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으로 단순하다. 이는 과감한 투자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이익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이 싼 가격의 상품 제공으로 당장 이윤을 좇지 않는 속내는 트래픽 확보에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ƒ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트래픽은 곧 돈이다. 특히 인터넷 쇼핑 추세가 웹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쿠팡 입장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트래픽 확보"라고 전했다.

쿠팡이 그동안 기존 유통 체계를 위협할 만큼의 성장을 이뤘으나 아직 국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전체 유통시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무점포 유통시장 규모에서의 소셜커머스사들의 침투율은 10%에 불과하다. 모바일 웹 접속 트래픽만 보더라도 소셜커머스사들이 압도적인 트래픽은 보이지 않는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소셜커머스의 모바일 웹 순 방문자는 631만명이다. 오픈마켓이 1433만명, 홈쇼핑이 841만명으로 소셜커머스 3사가 밀린다. 소셜 3사 중에서는 위메프가 273만명으로 가장 많고, 쿠팡(194만명), 티몬(164만명) 순이다.

그나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트래픽에서 쿠팡이 881만명으로 1위다. 위메프와 티몬은 각각 697만명, 545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전통 유통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도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직은 쿠팡이 상품 수수료에서 벗어나 광고와 마케팅, 핀테크 등으로 확장할 만한 트래픽이 확보가 안 됐다. 트래픽만 확보가 되면 상품마진 외에도 다양한 수익모델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타오바오와 티몰로 유명하지만 상품 수수료 수익은 전체 매출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광고 및 마케팅 서비스 제공으로 나오는 매출은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또 알리바바가 트래픽 측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이후에는 자체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결국 쿠팡이 광고 및 마케팅 솔루션과 같은 플랫폼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값싼 가격을 미끼로 트래픽 확보에 힘을 쏟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이러한 역마진 가격정책이 유통 채널 간 객단가(평균 구매액) 경쟁으로 이어져 기존 유통사들의 타격은 클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소셜커머스와의 경쟁 강도가 가장 심화된 업종은 홈쇼핑이다. 그나마 홈쇼핑 업체들이 TV매출 감소를 모바일 취급고 확대로 메꾸고 있으나 소셜커머스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성장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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