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KF-X 가장 민감한 기술이전 노력” 립 서비스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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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3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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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화면 캡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미국 국무부가 1일(현지시간) 기술이전 논란을 빚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대해 "가능한 한 최대한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그동안 보여줬던 태도와 상반된 것이어서 그 속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가장 민감한 국방기술의 이전을 통해 한국의 국방 프로그램과 우선 순위를 지속적으로 지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정부가 KF-X 사업과 관련한 민감기술의 이전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공식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한국 방위사업청과 록히드마틴 간의 협상 추이가 주목된다.

애덤스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한국이 우려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록히드마틴과 논의 중"이라며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KF-X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자 록히드마틴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스 대변인은 이어 "KF-X와 같은 프로그램은 크고 복잡하다"며 "그 결과, 프로그램이 성숙되고 더욱 정교해지면서 종종 수출면허가 수정되는 반복적인 과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KF-X 사업과 관련해 록히드마틴으로부터 21개 항목의 기술지원을 받는 데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나, 미국 정부 일부 부서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의 박신규 사업관리본부장을 단장으로 항공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한 협상단이 미국에 도착, 2일부터 록히드마틴과 협상에 착수했다. 

협상단은 주말까지 이어질 협상에서 21개 항목의 기술지원을 받는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각 항목에 포함된 수백개의 세부 기술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미국과 대규모 방산협력을 할 경우 그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다"며 "기술협의의 경우 제안서를 낸 이후에도 수정과 보완절차가 계속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국 측은 기술적 측면과 함께 한·미 동맹 등도 고려해 긍정적으로 풀어보려는 기본입장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미 간 KF-X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미국이 KF-X 개발사업 관련 4개 핵심기술 이전 불가방침을 통보하기 까지 우리 군 당국의 오락가락한 행보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가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체계통합 등 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지난 9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군 당국은 당초 지난해 7조3418억원을 들여 차기전투기(F-X)로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종 결정 과정에서 군 당국은 미래 안보환경 하에서는 스텔스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단독후보였던 미 보잉의 F-15SE 대신 F-35A로 말을 바꿔 탔다.

록히드마틴은 KF-X에 들어갈 대규모 기술 이전을 절충교역 내용으로 제시했다. 미 정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사탕발림이었다. 이 때문에 이후 우리 군당국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4개 핵심기술은 모두 소프트웨어로, 지금까지 다른 나라에 넘겨주거나 판매된 전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도마위에 올랐던 협상력을 의식한 국방부의 요청으로 현재 외교부가 이번 협상에 국장급 관계자를 파견한 상태다. KF-X 사업과 관련 외교부가 미측과의 협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협상은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인만큼 외교부측은 미 국무부와 별도의 접촉을 갖고 우회적으로 미국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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