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마에다 히로시 브라더코리아 지사장 “도전의 가치를 아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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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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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1인 1PC 시대가 시작되면서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도 빠르게 팽창했다.

급속도로 확장되는 시장 규모에 중소기업, 대기업, 국내 기업, 해외 기업 등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었으며, 앞 다퉈 고가 제품부터 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프린터 기기를 쏟아냈다.

이 같은 제품의 홍수 속에서 묵묵히 한 우물만 판 프린터 브랜드가 있다. 당장 눈앞의 판매량보다는 소비자의 만족을 높일 수 있는 ‘내구성’이라는 가치에 주목한 브랜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프린터보다는 재봉틀로 더 유명하지만 찬찬히 내실을 다지고 있는 브랜드. 바로 ‘브라더’ 그룹이다.
 

1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진행되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마에다 히로시 브라더 한국지사장[사진=유대길 기자]


◆ “브라더, 위험보다는 ‘도전’을 먼저 보는 기업”

“회사가 감수해야 할 위험부담보다 한 사원의 도전정신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그것이 브라더라는 기업의 최대 장점입니다. 또 그 점이 내가 이 회사에 입사한 이유이기도 하죠. 심지어 그 도전의 끝이 실패라 하더라도 다 같이 힘을 합쳐 해결해주는 분위기입니다.”

1일 오후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브라더 한국지사 본사에서 만난 마에다 히로시 지사장은 본인이 느낀 브라더 그룹의 첫 인상에 대해 소탈한 웃음과 함께 이같이 답했다.

마에다 지사장은 “1996년 당시 일반 사원에 불과했던 내가 홍콩 시장 사업 계획을 제안했고, 그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아 바로 홍콩 주재원으로 가게 됐다”며 “다른 일반 기업이라면 ‘가서 잘못되면 어떻게 할꺼야’라는 추궁이 먼저 오기 마련인데 나에게는 기회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마에다 지사장이 느낀 브라더 그룹의 도전정신은 그간의 브라더 그룹의 역사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1908년 재봉기기 수리분야로 시작한 브라더그룹은 이후 일본 최대 재봉기기 업체로 승승장구하며 급성장했지만, 저가 세탁서비스업의 발달로 재봉기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브라더 그룹은 빠르게 재봉기기 사업을 축소하고 당시 생소했던 프린터 분야에 도전했다. 가느다란 바늘 모양의 핀과 잉크리본으로 점을 찍어 글자를 인쇄하는 방식의 ‘도트 프린트 기술’이 브라더그룹이 보유한 재봉바늘 관련 기술과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프린터 사업을 주력분야로 삼은 브라더그룹은 소형사무실을 갖춘 벤처 기업(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이 급증하는 것을 겨냥, 팩스·프린터·스캐너 기능을 한대로 통합시킨 올인원(All-in-One) 복합기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인쇄 비즈니스를 빠르게 확장시켜 나갔다.

프린터 기업으로서 브라더그룹이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요인으로는 도전정신뿐 아니라 ‘내구성’ 이라는 강점도 꼽힌다.

마에다 지사장은 “브라더 그룹의 제품 설계자들은 자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고집도 세다”며 “브라더 제품이 쉽게 고장 나지 않고 내구성이 튼튼한 것은 이 같은 연구 개발자들의 집요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에다 지사장은 브라더 그룹이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 당시 전시용으로 투명 프린터를 제작해 각국 지사장들에게 나눠졌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소재로 만들어진 브라더 그룹의 100주년 기념 프린터는 화려한 디자인으로 부실한 속을 가린 제품이 아니라 겉보다 속이 더 튼튼한 제품이라는 브라더만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 브라더 그룹의 내구성은 해외 소비자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브라더 그룹의 프린터는 미국 PC전문지가 주관하는 ‘2015 리더스 초이스 어워드(Readers' Choice Awards)’와 ‘2015 비즈니스 초이스 어워드(Business Choice Awards)’에서 다년간 프린터부문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브라더 제품의 재사용률과 직결되는 신뢰성 부문에서는 타사 제품들 중 유일하게 9점대 이상을 기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코모디티(commodity)’화 넘어서는 내구성·서비스로 승부
 

마에다 히로시 브라더 한국지사장이 1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


“아 어떻게 해야하지..”

이는 마에다 지사장이 브라더 한국 지사장 발령 소식을 처음 듣고 들었던 생각이다.

마에다 지사장은 “한국 프린터 시장의 경쟁은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가장 치열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시장”이라며 “처음 발령받고 솔직히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한국은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시장 규모가 크고 그만큼 많은 프린터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곳”이라며 “이 때문에 프린터 제품의 ‘코모디티’(commodity) 현상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모디티’ 현상이란 저가형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가장 싼 제품을 쉽게 구입해 단기간 쓴 후 버리고, 또 다시 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즉, 한 제품의 일회용성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에다 지사장은 내구성과 함께 고객 만족도를 위한 서비스를 겸비하는 것이 한국 프린터 시장에서 브라더 한국지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데다 코모디티화까지 진행되는 한국 프린터 시장을 직면하자 ‘브라더 그룹은 2.7차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창했던 토시카즈 코이케 브라더그룹 전 대표이사님의 말이 떠올랐다”며 “그것이 현재 브라더코리아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2차 산업은 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를 통칭하고, 3차 산업은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제공받는 것 같은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마에다 지사장이 언급한 ‘2.7차 산업’은 제조업체인 브라더그룹이 2차 산업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0.7만큼의 서비스를 더해 2차 산업과 3차 산업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브라더 한국지사는 현재 애프터(After) 서비스 뿐 아니라 ‘비포(Before) 서비스’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비포서비스란 문제 발생 후 해결 하는 기존 AS와 달리 공인된 전담 에이전트가 사용자보다 먼저 문제 발생요소를 파악, 문제 발생을 원천 차단해주는 브라더 한국지사만의 독자적인 서비스다.

마에다 지사장은 “이 같은 전략으로 고객이 사용할 때 기분 좋은 제품을 만들고,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고객이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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