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원조 ‘흙수저’ 아산 탄생 100주년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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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3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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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소현 기자]

강원도 통천 산골짜기 가난한 소작농의 큰 아들, 학력도 초등학교가 전부다. 게다가 아버지의 소판 돈 70원을 훔쳐 가출했다. 요즘 자조적으로 유행하는 말로 치면 '흙수저(가난한 집안 출신)'다.

가출한 17세 소년이 엿 공장 심부름꾼, 쌀집 배달원, 자동차 수리공장과 건설회사 사장을 거쳐 글로벌 기업가가 됐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 '나는 부유한 노동자'라고 칭했다. 고향에 빚을 갚기 위해 소 1001마리를 끌고 분단의 벽을 넘은 이야기는 금수저‧흙수저를 논하는 시대에 큰 울림을 준다.

이 영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원조(元祖) 흙수저’ 고(故)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다. 아버지의 소판 돈을 노자삼아 시작했던 그의 인생은 소 1000마리 이상의 값을 하게 됐다.

올해 아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범(汎) 현대가는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 사업회'를 꾸렸다. 기념사업회 이름을 임금이나 성인(聖人)이 태어난 날인 '탄신(誕辰)'으로 격상시켜 진행할만큼 범 현대가 2~3세들이 공을 많이 들였다. 아산의 생일 11월25일전 음악회, 사진전, 학술 심포지엄, 기념식 등을 차례로 진행하며 아산의 도전 정신, 기업가 정신 등을 재조명했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난지 14년이 지났지만, 한국 경제는 아산을 그리워한다. 정확히 말하면 "길이 없으면 만들자""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등 그의 어록에서 엿볼 수 있는 도전 정신과 긍정적 사고를 지금의 한국 경제인에게 요구하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팍팍한 삶이 주는 중압감을 '창조적 파괴'로 이겨냈던 그에게서 희망의 교훈을 찾고자 한 것이다.

"이봐 해봤어?" 아산이 묻고 되묻고 있다. 한국 경제인들은 '흙수저'였던 아산이 맨손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경제를 일군 도전 정신, 기업가 정신을 되새겨야한다. 이제 '금수저'가 된 아들, 손자 등 재벌 2~3세들이 자동차 산업, 조선업, 중공업, 건설업 등을 잇는 차세대 먹거리로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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