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선진적 집회문화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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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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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지난 14일 민중총궐기가 끝난 이후 양측의 네 탓 공방이 뜨겁다. 시위대는 물대포로 인한 과잉진압을 항의하고, 경찰은 시위대의 폭력성을 쏘아붙이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내달 5일 2차 민중총궐기를 예고했다. 경찰에서는 이미 집회 불허의 입장을 발표했지만 전농은 장소를 바꿔서라도 강행한다는 각오다. 아울러 조계종이 중재의사를 밝히며 여론의 향배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일어나지도 않은 시위를 미리 경찰이 막아선 데는 지난 1차 민중총궐기의 폭력성이 크게 작용했다. 경찰은 2차 민중총궐기가 공공의 질서에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건전한 집회는 얼마든지 이어져야 한다. 헌법이 규정하는 각종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여러 집단의 다양한 목소리는 사회를 더 건전하게 만든다.

다만 시대가 변한만큼 시위도 변해야 한다. 시위의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과정이 불법이라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폭력적 모습으로는 시민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할 수 없다. 설사 일부 언론에서 시위대의 치부를 과하게 조명했더라도 폭력은 폭력인 것이다.

분명 시위대의 구성원은 사회적 약자도 많을 것이다. 억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격한 소통 방식은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보수와 진보 측의 이데올로기적 대결구도를 격화시키고 종북몰이의 빌미도 제공한다.

억울함을 전달할 길이 없고 소통의 창구가 차단돼 있다면 과거와 같은 방식이 조금은 동정을 얻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소통을 위한 다양한 채널이 얼마든지 있다. 수많은 언론사가 있고 SNS도 범람한다.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얼마든지 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

시위대가 설령 차벽을 뛰어넘고 청와대로 진격하더라도 돌아오는 보상은 아무것도 없다. 현장의 폭력은 을과 을의 전쟁에 기름을 끼얹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는 선진적 집회문화를 구축해야 된다. 세련된 방식으로 소통에 나서야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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