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과소평가' 받는 김동현, 이제는 '이기는 경기'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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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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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UFC서울 선수 공개 훈련'에 참석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한국 격투기 간판 ‘스턴건’ 김동현(34·팀매드)이 한국에서 처음 펼쳐지는 UFC대회 'UFC FIGHT NIGHT® SEOUL: 헨더슨 vs.마스비달​'에서 도미닉 워터스(26, 그렉 잭슨 MMA 아카데미)와 대결한다. 도미닉 워터스는 파이터 육성 프로그램 TUF21을 통해 UFC에 등장한 선수로 결승에서 조지 설리반에 패한 바 있다.

도미닉 워터스는 185cm, 77kg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명문 도장 출신의 유망주임이 분명하다 김동현의 상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김동현은 ‘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한 UFC 웰터급에서 랭킹 7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자다. 전적도 11승3패로 최정상급이다. 그에 비해 워터스는 이제 막 경력을 시작하는 ‘애송이’에 불과하다.

김동현이 UFC진출 이후 당한 3패도 모두 정상급 선수들과 대결한 결과다. 김동현을 꺾은 카를로스 콘딧(31·그렉 잭슨 MMA 아카데미)은 웰터급 랭킹 4위, 데미안 마이아(38·완드 파이트 팀)은 랭킹 6위, 타이론 우들리(33·아메리칸 탑팀)는 랭킹 2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강자들이다. 심지어 김동현이 UFC 데뷔 초 꺾은 맷 브라운(34)도 아직 웰터급 랭킹 5위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모두 당장 타이틀 샷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출중한 기량을 지니고 있다.

김동현은 정상으로 가는 고비마다 패배를 당해 내려 앉았는데, 그 과정이 안타깝다. 타격 대결에서 완패한 콘딧 전은 그렇다 쳐도 부상으로 아쉽게 패한 마이아전은 두고두고 아쉽다. 김동현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마이아에게 복수하고 싶다”며 “내 위에 있는 랭커들 중에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김동현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UFC서울 선수 공개 훈련'에 참석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이런 김동현의 뛰어난 전적과 경기력의 기반에는 역시 강한 그래플링 실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상대는 천장만 보다 집에 가게 될 것”이라며 자신의 그래플링 실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마이아 외에도 최고의 레슬링 실력을 자랑하는 닐 매그니(28)과 최고의 그래플러 자리를 놓고 대결하고 싶다 할 정도였다.

김동현은 그라운드로 간 경기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그라운드에서 대부분 상대를 압도했다. 더군다나 체력도 좋은 편이라 3라운드 내내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타격에서도 정상급 선수들에겐 미치지 못했지만 에릭 실바(31·팀 노게이라)와 같은 좋은 타격가를 초살시킬 정도로 한방이 있다. 김동현을 상대하는 선수들이 껄끄러워 하는 이유다.

그런 그가 과소평가 받고, 랭킹이 낮은 선수와 붙는 것은 ‘지루하다’고 평가받는 경기 스타일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과거 일본 단체에서 활약할 시절 ‘스턴건’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UFC진출이후에는 유도 베이스인 자신의 특기를 살려 주로 그래플링과 파운딩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한국 팬들은 ‘매미권’이라고 불리는 그의 뒤에서 잡고 상대를 압박하는 경기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UFC 사장 데이나 화이트 입장에서는 빠르게 치고 박고 싸우는 난타전을 좋아할 수밖에 없고, 김동현은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김동현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스타일 변화를 꾀한 적이 있다. 에릭 실바전과 존 해서웨이(28)전의 화끈한 KO승은 그가 타격가로 변신하며 얻은 성과이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변화는 우들리전 실신 KO패라는 결과를 불러왔고, 김동현은 다시 예전의 스타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듯하다. ‘화끈한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를 위해 매미권을 다시 사용할 것임을 공언했다.

김동현은 충분히 상위 랭커들과 붙어볼만한 선수다. 물론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전제 하에서다. 한국 나이로 35살에 접어든 김동현의 입장에서 기량이 더 발전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타격에 대한 미련을 조금 놓아두고 그래플링에 집중해 상위 랭커들을 압도하고 타이틀 전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과거 김동현과 같이 지루한 경기를 한다고 비난 받았던 조르주 생피에르(34·잠정 은퇴)가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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