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맞은 조선산업 지원… 문제는 '반복' 돌아온 것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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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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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규모의 원통향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 설비),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수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부의 대규모 자금지원안을 두고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이 세계 일류 조선소 건설에 밑거름이 된 만큼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 경기는 1970년대 후반에 터진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1980년부터 장기불황의 터널로 진입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87년들어 해운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며 우리나라 업체들의 수주량도 덩달아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과격한 노사분규와 그로 인한 납기지연과 손실, 인건비 상승 등 겹악재를 겪으면서 1989년 저점을 찍게된다.

당시 대우조선의 부채는 1조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8000억원대의 빚을 지게 됐다.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 역시도 6000억원이라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다.

1989년 당시 정부는 조선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조선산업 합리화조치'를 취하고 조선업종을 조세감면규제법에 의한 합리화 업종으로 지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자금지원 및 세금감면 등을 지원받게 된다. 특히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7년거치 10년 분할상환을 통한 자금지원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정부의 대우조선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의 지원에 대해 여론은 '밑빠진 독의 물붓기', '특혜성 자금지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당시 언론에서는 일본의 조선산업 축소를 배경으로 삼아 조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규정, 혈세 투입에 대해 강한 거부반응을 나타내며 반대의견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합리화조치 이후 한국의 조선업체들은 선박건조설비 확충과 조선시황 호조를 등에 업고 2000년 이후 수주 및 수주잔량에 있어 일본을 밀어내고 명실상부 글로벌 1위로 떠오르게 된다.

시간을 돌려 지금 여론을 바라보면 1989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여전히 조선산업 지원을 두고 ‘밑빠진 독’이라 절하하며 자금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실이 얼마나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에 대해 조선업계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며 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선만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향상으로 우리나라를 맹 추격중인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결국 우리나라 조선업의 미래는 해양플랜트가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한다. 수익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한진중공업도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통해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최종 목적으로 잡은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복적인 조선산업 지원은 국민 혈세투입 및 산업의 근간을 흔든다는 점에서는 최소화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1980년대 불황에도 투자를 통해 일본을 따돌린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의 글로벌 차별화를 위해서는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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