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간담회 마친 김무성 대표의 한 마디 “큰일났데이”(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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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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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이 25일 전경련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 대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사진=채명석 기자 oricms@]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큰일났다.”

25일 오후 재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은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간담회장을 빠져 나온 기업인들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나온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김 대표는 “이 말은 23년여 전 중국 푸둥지역을 방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한 소감이었다. (그때의 위기감을) 오늘 느꼈다. 큰일났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공동 주최로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당초 예정된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으나 간담회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며, 김 대표는 종료 전 약 10여분 전에 먼저 간담회장을 빠져나왔다.

김 대표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기업들이 각종 규제에 발목을 잡혀 신제품을 개발해 놓고서도 제품을 팔지 못하거나 장착을 못했다고들 한다. 중국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법이 따라줘 빨리 나갈 수 있디”며 “큰일났다”를 수 차례 반복했다.

이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법이 선도하며 기업들이 뛸 수 있는 필드를 제공해야 하는데 오히려 규제와 법 때문에 뛰질 못하고 있다. 기가 막히다”며 “중국 수출을 못하면 (한국경제는) 큰일이다. 국회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고 한탄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번 주말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 안되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발효는 불가능하다”며 한·중FTA 비준을 위한 야당 정치권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국회는 26일 국회 비준을 목표로 전날인 현재 한·중FTA 여야정협의체를 가동중이지만, 상황은 부정적이다. 김 대표는 한·중FTA 처리에 나서지 않고 있는 야권에 대해 “기다리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이 지연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예정대로라면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는데(불가능할 것같다). 비준을 시키고 향후 대책을 논의해야 된다. (야권의) 정치적 이유로 놓치는 건(비준 불가능은)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환경이 나빠지면서 4년 만에 무역 1조달러 시대도 막을 내릴 것이다.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10%를 차지하고 있는 대중국 수출이 올해 8~9% 감소할 전망이다”며 “이를 위해 한·중 FTA를 체결한 것”이라며, 우리기업과 경제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상황이 이렇게 까지 간 것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잘못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일 하라고 전경련 등 단체를 만든 것 아니겠느냐. 기업들에게 부담금 받아 큰 건물은 만들면서 국회서 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따져야지(왜 안하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치권이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는) 말을 안 들으면 기업이 어려워진다. 우리(새누리당)는 하는 데 까지 했고 할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이) 여론을 움직여 줘야 한다. 그런데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단체들이 왜이리 소극적인지 이 역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어 “기업은 이제 정치권에 할 말을 해야 한다. 살고 죽느냐는 절박한 문제인만큼 당당하게 요구하라. 소신있게 말했다가 후에 홍역을 치르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CEO는 “전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건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노동개혁, 통상 대응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줄어들지 않아 내수시장이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중국산 철강재 문제,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등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CEO는 “새누리당측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다방면에 걸쳐 제기된 많은 건의 내용을 해결해야 된다며, 기업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분위기였다”며 이번 건의안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 국가장 기간에 열린 이날 간담회는 고인을 추도하기 위해 연기를 고려했으나 워낙 국가경제의 위기가 심각한 때라는 점을 감안해 개최를 강행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간담회 시작 전 국가에 대한 경례 이후 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늘은 대한민국 경제계 큰 별인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재계 대표단체인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며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그분의 생일에 간담회를 갖게 되 뜻깊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기간이기도 해서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했으나 당·정·경이 모여서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는 더 이상 미를 수가 없어 강행했다. 지난 4월 간담회에서 들은 의견 중 일부가 해결돼 투자로 이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경제난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돼 일자리도 만들지 못하고 있으나 한국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할 만큼 위기 극복 능력이 있다.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오늘 간담회에 임하는 자세는 ‘귀는 있고, 입은 없다’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것이며, 국민의 입장에서 어떠한 쓴 소리도 달게 받고 여러분의 의견을 꼼꼼히 메모해 제도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노동개혁법, 기업활력제고법과 경제활성화 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7%로 하향 조정했다. 게다가 수출 감소액 보다 수입액이 더 많이 줄어,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는 ‘불황형 흑자’가 큰 문제다. “이래서는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정치권과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줄 것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이어 “김 대표께서 지난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함께하는 개혁’을 강조하신 바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경제주체들이 합심해서 돌파하자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여러분께 한국경제의 위기 현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말씀 드리고, 20여분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주요 업종의 현황과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새누리당은 김 대표와 김 정책위의장, 이운룡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강석훈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박민식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이진복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 권성동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이장우 대변인 등 8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부 실장,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전경련은 허 회장과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주요 그룹에서는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 사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사장, 이완경 GS글로벌 사장, 김지원 현대중공업 부사장, 서용원 한진 사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전인성 KT 부사장, 이상훈 두산 사장, 김해성 신세계 사장, 변동식 CJ 부사장, 이광원 LS엠트론 사장, 오규석 대림산업 사장, 신해철 동부CNI 사장, 이동호 현대백화점 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등 19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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