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YS 영결식 앞두고 전두환·노태우 '애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11-26 01:1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전두환 전 대통령(왼쪽)이 25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의 손을 잡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악연'으로 얽힌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고인의 마지막 길에는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5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방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채 당당한 걸음걸이로 빈소에 입장했다. 그는 방명록에 이름 석 자를 한자로 적은 뒤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전 전 대통령은 분향하고 헌화한 뒤 현철씨 등 유가족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고 이후 귀빈실로 이동해 현철씨, 김수한 전 국회의장, 박관용 전 비서실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전 전 대통령은 현철씨에게 "(김 전 대통령이) 아프신 지 오래됐나"고 물었고, 현철씨는 "최근 3년간 아프셨다"고 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현철씨의 팔을 쓰다듬으며 "고생을 많이하셨다. 애 많이 썼다"며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현철씨를 위로했다. 

현철씨가 전 전 대통령에게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시냐"라고 묻자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는 것"이라며 "이제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좀 나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이 "우리 대통령은 장수하실 것"이라고 말하자 전 대통령은 김 전 의장의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 나는 담배도 안 피고 술도 안 먹는다"면서 건강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박 전 실장이 전 전 대통령에게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일 때) 대통령 화분을 가지고 진갑 (62세 생일) 축하하려고 댁을 찾아갔다. 그때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김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진갑을 축하하기 위해 화분과 함께 박 전 비서실장을 보낸 일을 끄집어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을 빈소에 10분여 머문 뒤 떠나면서 "김 전 대통령과의 역사적 화해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 없이 차를 타고 떠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25일 오전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차남 김현철씨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장남 노재헌 변호사(50)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노 변호사는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분향한 뒤 현철씨와 악수를 했다.

노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나라의 대통령이셨고 한때 아버님과 국정도 같이 운영하셨고 또 이어서 대통령도 되셨다"며 "당연히 와서 정중히 조의를 드리는 게 도의라고 생각하고 아버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조문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서 정중히, 지금 거동하기 힘드시기 때문에, 가서 정중하게 조의를 표하라고 뜻을 전하셨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