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시대의 재조명] 하나회 척결…5·24 '정치군인' 숙군· 역사 바로세우기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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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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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우리 정치사에서 군부시대를 청산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 당시 군부의 인사를 좌지우지한 '하나회'를 해체한 것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확고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3김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은 후계를 다투는 경쟁관계가 됐지만, 신군부의 정권 찬탈로 서울의 봄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전두환·노태우 등 육사 11·12기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군내 비밀 사조직 '하나회'는 12·12 쿠데타를 주도해 이른바 '신군부'로 불리며 정권의 핵심으로 자리를 굳혔다.

하나회는 1963년에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김복동 등 대한민국의 육군사관학교 11기생들의 주도로 비밀리에 결성한 조직이다.

1979년에는 육사 11기, 12기생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12.12 군사반란, 5.17 쿠데타를 주도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도 참가했으며, 1995년 12.12 및 5.18 사건 재판에서 핵심 인사들이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3선개헌 반대를 주도하다가 ‘초산테러’를 당하고, 신군부에 의해 3년간 가택연금까지 당한 김 전 대통령으로서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군부독재 청산은 숙명과도 같은 과제였다.

김 전 태통령은 1993년 2월에 취임하자마자 군 개혁을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뽑았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통해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며 "이 잘못된 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아야 한다"며 군 개혁의 거센 칼바람을 예고했다.

칼날은 군 수뇌부를 향해 겨눴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13일 만인 1993년 3월 8일, 당시 권영해 국방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하나회 출신 김진영(육사 17기)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육사 19기) 기무사령관을 교체토록 지시했다.

권 장관은 "정기 인사 때까지 미루자"고 건의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일축하고 그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후임 인사를 단행했다.

이렇게 '군부 대수술'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1993년 4월 초 육사 20기부터 36기까지 142명의 명단이 적힌 '하나회 회원명부'가 군인 아파트촌에 살포되면서 하나회 색출은 속도를 냈다.

이후 '5·24 숙군'이라고 불리는 군 고위직 인사에서 하나회 회원들 중 3성 장군 이상 전원과 장성 50여 명이 군복을 벗었다.

하나회 장성의 회식장소 난동사건 등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개가 짖어도 열차는 달린다"며 멈추지 않았다.

1993년 4월 한 달간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출신이던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전역시킨 후 교체했고, 1군사령관·3군사령관·2작전사령관 등을 포함한 야전 군단장, 사단장까지 모두 비 하나회 출신으로 채우며 하나회의 뿌리를 뽑아냈다.

이어 하나회의 근간을 제거하기 위해 1995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데까지 이어졌다.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강경진압을 주도한 하나회 출신 전직 대통령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운 군부 개혁은 향후 '역사 바로세우기'로 이어져 김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손꼽히는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회 청산으로 시작된 김 전 대통령의 군부 개혁은 군 고위층의 인사비리와 방위력 개선사업인 '율곡사업’'부정부패 수사로 이어져 건군 이래 초유의 군 수뇌부 구속 사태로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군통수권자로서 군 수뇌부 구속 사태를 맞으면서 가슴이 아팠지만, 군 개혁의 칼을 거둬들일 수는 없었다"며 '군사정권의 보루로 인식됐던 군에 대한 세찬 개혁은 전군의 구석구석에 거센 바람을 불어넣어 우리 군은 재탄생의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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