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49) 중국판 블프 싱글데이 '대박'에 즐거워, 中 택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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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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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 싱글데이 대박, 택배업계는 '눈코뜰 새 없이 바뻐' 즐거운 비명

  • 업계 저가 출혈경쟁은 문제, '다크호스' 순펑쑤윈을 주목하라

[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알리바바가 또 대박을 쳤다.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싱글데이(光棍節) 하루 알리바바 타오바오가 올린 매출이 무려 912억 위안(약 16조 5000억원)에 육박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517억을 훨씬 웃도는 것이자 예상치인 870억 위안도 넘어서는 성적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돈을 긁어모으는’ 현장을 전세계인이 주목했다. 해외 다수 브랜드가 입점해 중국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데다 해외 먼 나라 소비자들까지 지갑을 연 결과다. 

이러한 ‘초대박’ 소식과 함께 분주한 일정에 돌입한 업계가 있다. ‘전자상거래’의 단짝, 바로 택배업계다. 11일부터 16일까지 중국 택배업계가 소화해야하는 물량은 7억60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경일보(南京日報)는 “싱글데이 배달기간 두 개조로 나눠 24시간 근무를 해요, 저는 저녁 7시 반에 출근해 새벽 6시 반까지 일하죠” “오늘(11일)만 벌써 4탕째에요, 배달물품을 가득 실고 떠났는데도 끝이 없네요, 밤 11시는 훌쩍 넘어야 오늘 일이 끝날 것 같아요” 등 택배업계 종사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분주한 현장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 세계 최대의 택배시장 중국

알리바바의 잇따른 대박에서도 엿볼 수 있 듯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로 시장 범위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택배업계도 이와 비슷한 속도로 시장이 커지고 성장 잠재력도 막대하다는 의미다.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 100년, 싱글데이 100년 예상을 내놓고 각각 85년, 93년의 미래가 남아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또 택배업계 100년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주목된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을 동력으로 중국 택배 시장은 지난해 이미 세계 최대 시장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지난해 10월 말 택배 물류량 100억 건을 처음 돌파하며 중국 택배 ‘100억’ 시장의 문을 열었다. 중국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국 택배 물량은 139억6000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51.9% 급증한 것으로 이로써 중국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택배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택배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단순한 작업으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중국 택배 물류량이 ‘제로’에서 2006년 10억 건을 돌파하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6년이다. 하지만 2006년 10억건에서 100억건으로 무려 10배가 증가하는데 걸린 시간은 8년 남짓이다. 특히 2011년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2011년 3월 이후 46개월간 평균 증가율이 50%를 웃돌 정도다. 

중국 택배시장의 빠른 확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우정국은 올해 중국 태배 물량이 전년대비 40% 늘어난 196억건으로 200억건 돌파를 목전에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규모도 30%가 늘어 2650억 위안을 기록할 전망이다.

▲ ‘4퉁1다’ 시대….저가 출혈경쟁

중국 택배시장은 ‘4퉁1다(四通一達)’의 시대라고 불린다. 선퉁(申通), 위안퉁(圓通), 바이스후퉁(百世互通), 중퉁(中通)과 윈다(韻達)의 5개 민영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점유율이 무려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는 속도를 택배업체의 체계 구축, 서비스 개선 등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중국의 물류망, 운송수단, 인적자원 등 필수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고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경영모델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5대 업체가 내걸고 나온 것은 바로 ‘저렴한 가격’이었다. 너도 나도 "우리가 더 싸다" 며 마구잡이식 고객쟁탈에 나선 것이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2014년 택배 평균 배송료는 2005년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2005년 택배 건당 가격은 26. 69위안이었으나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4년 평균 가격이 14위안까지 떨어진 것이다. 가격 폭락은 택배건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 황금알을 낳을 시장에서 평범한 알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해의 경우 급감한 가격탓에 건당 이윤이 1위안, 심지어 0.5위안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중앙 당국 차원에서 택배시장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국내외 평등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중국 택배시장 전면개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중국 택배시장의 외국 기업에 대한 진입문턱은 높았다. 진출 절차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중국에 발을 들이더라도 업무, 시장 범위 등이 제한됐다. 지금까지 중국 내 택배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은 독일의 DHL, 미국의 FedEx, 미국의 UPS, 일본의 야마토와 OCS, 홍콩의 케리 로지스틱스(Kerry Logistics) 정도다. 

해외 택배업체의 점유율도 미미한 수준이다. 2013년 기준 전체 택배물량의 1.2%만이 해외택배업체를 통해 배송됐다. 하지만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수준 높은 배송 서비스를 찾는 중국 고객도 꾸준하다. 해외업체의 업무가 국제택배 배송에 집중된 만큼 해외직구족 증가도 긍정적이다. 가격 경쟁과 멀어져있어 물량대비 수익은 상당하다. 2013년 물량 기준 비준은 1.2%였지만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10배에 달하는 12.3%에 달했다. 

리 총리의 택배시장 개방 선언은 자국 기업의 질적 성장과 이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해외 기업과 점진적 경쟁을 유도해 실력있는 국내 택배기업을 키우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도태시켜 택배산업 전반을 선진화한다는 포부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영향력이 해외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제적 경쟁력은 이제 '필수'가 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빠르고 확실한 경쟁력을 키우며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는 눈에 띄는 중국 택배업체가 있다. 중국 5대 택배업체를 위협하는 다크호스, 종합 만족도 1위의 순펑쑤윈(順豊速運)이다.


 

[사진= 바이두]



▲ 저가경쟁 버리고 ‘빠른 배송’ 순펑쑤윈

1993년 중국 광둥(廣東)성 순더(順德)현에서 탄생한 순펑쑤윈(이하 순펑)은 점진적이고 탄탄한 발전과정을 거쳤다. 창립 초기에는 광둥성 내 택배 업무만 다뤘고 이후 순더에서 홍콩 간의 ‘당일 배송’ 등을 경쟁력을 내걸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고객 수요 급증에 따라 꾸준히 물류망을 확충하고 배달 범위를 넓히며 빠르게 성장했다. 2006년 초 전국 20여개 성, 101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 대만까지 아우르는 대형 택배기업으로 부상했다.

순펑이 내세운 경쟁력은 '빠른 배송'이다. 중국 택배 배송료가 지나치게 저렴한 대신 배달시간이 지연되는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큰 것을 알고 이를 노린 것이다. 빠른 배송에 필요한 운송수단 등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여 지난해 7월 기준 운송차량 1만2000대, 화물 수송기 15대를 확보한 상태다. 

'빠른배송'으로 국내 택배업체와 차별화에 성공한 순펑은 곧 중국 택배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5대 기업에 못 미치지만 성장속도와 고객만족도에서는 단연 중국 '최고'다. 지난해 중국 국가우정국이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우정산업 경제운영현황’에서 고객만족도 순위 5위권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순펑, EMS, 중퉁, 웬퉁, 선퉁이었다. 

순펑이 막강한 실력의 글로벌 택배업체 EMS를 제친 것도 눈에 띈다. 순펑의 해외업체와의 '차별화'는 재미있게도 '저렴한 가격'에 있다. 저가경쟁이 의미가 없음을 인지한 순펑이 올 들어 가격을 서서히 인상하고는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해외기업에 비해서는 저렴한 배송료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나날이 커지는 택배시장, 그 속에서 국내외 기업과 차별화에 성공한 순펑, 이것이 지난 몇 년간 50%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한 비결이자 순펑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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