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원자 크기 수준의 금속 틈 세계 최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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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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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 수준 금속 틈에 빛을 모으는 데 성공…전자소자분야 혁신 기반 마련

스트롬 크기의 금속 틈에서의 빛의 초집속. 구리-그래핀-구리 구조에서 형성된 두 개의 반데르발스 틈이 옹스트롬(0.1 나노미터는 1 옹스트롬) 크기의 금속 틈을 형성하고 그 틈에 밀리미터 파장의 테라헤르츠파가 강하게 집속되는 이미지. [사진=미래부]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원자 크기인 0.1 나노미터 너비와 밀리미터 수준의 길이를 가진 ‘금속 틈’을 제작하고 전자기파에 의해 유도된 ‘전자 터널링’ 현상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전자 터널링은 전자가 자신이 가진 에너지보다 높은 에너지 장벽을 확률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양자역학적 현상을 말한다.

빛을 나노미터 크기로 한 곳에 집속(集束·빛의 다발이 한군데로 모이는 것)해 극소량의 생물 과 화학 분자를 정밀하게 검출하거나 집속된 강한 전기장을 물질에 가함으로써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하는 연구 분야인 ‘나노광학’은 자외선부터 마이크로웨이브까지 다양한 주파수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나노광학 다음 단계인 ‘옹스트롬 광학’은 1 나노미터 보다 10배 작은 수준에서 연구되며 전자 터널링과 같은 새로운 양자역학적 효과를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테라헤르츠파(집속이 잘 돼 에너지 장벽을 낮추기 때문에 새로운 현상을 쉽게 관찰 가능)와 같이 긴 파장대(밀리미터)를 포함한 넓은 전자기파 영역에서 탐구하기 위해서 입사하는 전자기파의 빔 크기보다 넓은 면적의 금속 필름에 옹스트롬 크기의 틈이 배열된 구조 제작이 요구돼 왔다.
 

김대식 서울대 교수, 이상민 아주대 교수. [사진=미래부]


김대식 서울대 교수와 이상민 아주대 교수 연구팀은 앞서 파장이 밀리미터인 테라헤르츠파 빔 크기에 맞게 1 나노미터 틈 배열구조를 만들어 테라헤르츠파가 틈 내부에 강하게 집속된다는 것을 관측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평행하게 배열된 두 금속 필름 사이에 원자 크기인 0.1 나노미터 틈을 만들기 위해 이차원 물질인 그래핀을 수직으로 세워 금속 틈 사이에 끼워 넣은 구조를 제작했다.

이 구조를 통해 그래핀과 금속 사이에 존재하는 0.1 나노미터의 틈은 빛을 집속할 수 있는 이론적으로 가장 작은 공간이다. 이 틈을 수 밀리미터로 길게 만들어서 테라헤르츠파를 강하게 집속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옹스트롬 크기의 틈 내부에 테라헤르츠파를 강하게 집속함으로써 틈 사이에 전기장이 최대 17V/nm까지 걸리는 것을 발견했고 입사하는 테라헤르츠파의 세기가 증가할수록 전기장 집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강한 광학적 비선형성이 나타나는 새로운 양자역학적 현상을 관측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비선형 현상이 옹스트롬 크기의 금속 틈 사이로 빛이 집속될 때 두 금속 사이에 형성된 에너지 장벽의 한쪽 방향으로 전자의 터널링이 우세하게 일어나면서 나타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옹스트롬 구조에서 양자역학적 현상을 다루는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전자소자 분야 등 첨단분야 혁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테라헤르츠파를 파장보다 작은 구멍에 집속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틈의 크기를 밀리미터 수준에서 나노미터 수준까지 줄여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원자 크기인 0.1 나노미터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빛을 파장보다 천만 배 작은 틈에 집속시키는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원자 단위에서 강하게 일어나는 전자의 터널링 현상을 빛을 통해 측정하는 등 양자 크기 수준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원자 크기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옹스트롬 광학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지 지난달 16일 온라인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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