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고종황제 초상사진 나왔다

해강 김규진이 촬영한 고종황제…미국 뉴어크박물관에서 발견

해강 김규진이 촬영한 황제 복식 차림의 고종황제 초상사진(미국 뉴어크박물관 소장). [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한국인이 촬영한 가장 오래된 고종황제의 초상사진이 발견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한국 근대 서화가이자 사진가인 해강(海岡) 김규진(1868-1933)이 지난 1905년 경운궁(덕수궁)에서 촬영한 황제 복식 차림의 고종황제 초상사진을 미국 뉴어크박물관(Newark Museum)에서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4월 실시한 한국 문화재 조사를 통해 이뤄진 것. 

김규진은 그동안 대한제국 황실 사진가로 활동했다고 추정돼왔지만 이를 입증할 작품이 전해지지는 않았다.

앨범 보관용 나무상자와 함께 발견된 이 사진은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사진가가 촬영한 대한제국 황실 사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사진 아랫부분의 서양식 타일 모양이 현재의 덕수궁 중명전 1층 복도 타일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촬영장소도 명확히 알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된다.

이 사진은 원래 미국의 철도,선박 재벌 에드워드 해리먼(1848-1909)의 소장품이었던 것을 그 부인이 1934년 뉴어크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해리먼은 1905년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로 아시아 각국을 순방했던 대규모 외교사절단 중 한 명으로 그해 9월 대한제국 황실을 예방한 바 있다.

해리먼은 고종의 초상사진을 비롯해 여러 한국 문화재들을 당시 황실에서 선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장진성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고종 초상 사진은 여러 점이 전하지만 뉴어크박물관 소장 고종 초상 사진은 연대와 작가가 함께 기록된 유일한 예"라며 "1905년 격동하던 한국 근대사의 양상을 알려주는 역사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