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 국민 속인 방사청 말바꾸기… KFX사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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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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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군 이래 최대 무기도입 차세대 전투기사업… 美 정부 F-35 핵심 4대기술 이전 거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➊불가능한 독자개발 대대적 홍보 왜
➋ 록히드도 기술이전 어렵다고 했는데
➌ 美정부 핵심 기술 이전 전례 없는데
➍ 기술 이전 조건 보잉이 밀린 까닭은
➎ 6개월간 대통령에 보고 안한 까닭은
➏ 정치논리 개입 ‘방산 게이트’ 되나?
 

[사진=SBS 화면 캡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창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도입 사업인 KFX 사업이 미국 측으로부터 F-35 핵심 기술을 이전받는 과정에서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은 애초부터 미국으로부터 핵심 기술 이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기술 이전을 받아 2025년까지 KFX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계속되는 군당국의 말바꾸기로 의혹이 커지자 급기야 청와대까지 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방사청이 미국 록히드마틴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2025년까지 KFX를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정부가 올 4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의 장비 통합 등 4가지 핵심기술 제공을 불허한 사실이 지난 9월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 앞에 폭로되면서 논란은 재점화 됐다.

방사청은 록히드마틴과 본계약을 체결한 지난해 9월, 기술 이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이행 보증금을 몰수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처음부터 미국이 핵심기술을 우리에게 이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록히드마틴사가 기술 이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밝히고 있다.  

심지어 미국 정부가 핵심 기술 이전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방사청은 곧바로 말을 바꾸며 25개 기술 중 4개 기술은 승인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추진했다고 변명했다. 

미 정부가 이전을 불허한 핵심 기술 4가지는 에이사(AESA) 레이더 등을 항공기 시스템에 연결시키는 체계 통합 기술로 미국이 해외로 이전한 적 없는 핵심 중의 핵심기술이다.

신지호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는 "핵심 기술 4가지는 기상상황의 관계 없이 적을 관측 할 수 있는 기술과 현재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는 것보다 일거에 훨씬 더 많은 포착물을 포착할 수 있는 기술, 적의 어뢰를 감지하는 전파선을 비롯해 교란장치 등, 이들은 F-35 핵심기술 미국 정부로는 다른 나라에 이전할 수 없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2013년 11월 합동참모본부는 차세대 전투기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록히드마틴의 F-35A를 선정,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EADS는 에이사 레이더 등 핵심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스텔스 기능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결국 F-35의 높은 가격 때문에 60대를 도입하기로 했던 애초 계획은 40대로 줄었고, 록히드 마틴이 4가지 핵심 기술 이전에 손사래를 치면서 기술 이전도 어려워졌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해 9월 막연한 기대감으로 미 정부가 승인하면 기술을 이전받는다는 조건부 조항을 계약에 끼워 넣었다. 이처럼 기술 이전에 부정적이었던 록히드마틴을 굳이 선택했냐는 것은 큰 의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방사청의 기종 평가에서 단독 후보로 선정된 보잉은 이스라엘이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관련 기술을 이전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기종을 최종 선정하는 회의체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인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F-15SE를 부결시키고 이후 F-35A를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정부 간 계약) 방식으로 구매할 것을 결정했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2013년 9월 3일 국감에서 "국방 업무에 국방부 장관이 책임을 안 지는 분야는 없다"며 "특히 세금 8조3000억 원이 들어가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FX에 대해 책임지고 (기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9월 당시 차세대 전투기 기종을 결정할 때 미국의 보잉(F-15SE)과 유럽의 에어버스(유로파이터)가 핵심기술에 대한 이전을 약속했음에도 왜 기술 이전에 부정적이었던 록히드마틴을 선택했냐는 것이다.

이를 놓고 정치논리에 의해 무기 도입 사업의 주체인 방사청의 자율성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방사청 관계자는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절차상 하자가 없었던 F-15SE를 포기하고 F-35A를 선택한 건 스텔스 기능이 미래 공군력에서 북한을 압도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전략 우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절충교역 (무기를 사는 대가로 받는 기술 이전 등) 조건은 부차적인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무기도입 사업과 관련해 장명진 방사청장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보고도 올 3월을 마지막으로 6개월간 없었던 점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장 청장은 지난 국감에서 "박 대통령 대면보고가 올 3월이 마지막이었다"며 "미 정부의 핵심기술 이전이 거부된 사실을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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