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야권의 탈당 빅뱅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3선의 유선호 전 의원과 18대 국회에서 의원을 지낸 장세환 전 의원이 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전격 탈당을 선언한 데 이어 당내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인 박주선 의원도 올해 추석 전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권 탈당 러시가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특히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상수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추석 전 전국신당 창당의 로드맵 발표를 예고함에 따라 야권의 성지인 호남 민심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호남행에 몸을 싣고 ‘호남 끌어안기’에 나섰다.
◆유선호·장세환, 千 신당행…文은 호남 달래기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표와 그의 추종세력이 온존하는 한 이 당은 총선 승리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한, 희망 없는 불임정당”이라며 “지금 야당을 대체할 새로운 혁신 야당이 필요하다”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탈당파’인 박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직 의원의 탈당 선언 시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앞서 천 의원은 2일 “조만간 (신당 창당)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을 시작으로, ‘유선호·정세환’ 등 야권 탈당 그룹이 일거에 쏟아져 나왔다. 천정배 신당과 야권 내 비노그룹의 연대 고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천 의원 측근인 염동연 전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들과의 연대에는 선을 그은 뒤 “확실한 것은 추석 전에 발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권발 정계개편의 1차 분기점은 이달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문 대표는 이날 광주를 방문, 호남 달래기에 나섰다. 광주광역시 예산 협의 및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 방문 등이 공식 일정이지만, 야권 분열의 진원지로 전락한 호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문재인식’ 정면 돌파다.
문 대표는 이날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내부에서 혁신 실패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다들 혁신에 참여해 혁신의 벽돌이라도 하나씩 놓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한다”며 “그러면 우리 당이 더 단합되고 국민에게도 신뢰를 받으면서 지지율도 올라간다”고 일축했다.
◆文, 비주류 사퇴 거절한 듯…孫·安 대안론까지
문제는 문 대표의 정면 돌파가 성공할 수 있느냐다. 수직 상승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는 달리,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정례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보면, 김상곤 혁신위가 출범한 5월 넷째 주 정당 지지율과 호남 지지율은 23%와 50%였다.
하지만 8월 넷째 주 정례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3%포인트, 호남 지지율은 15% 각각 하락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에서 49%까지 치솟았다. 김상곤 혁신위 효과가 ‘제로’에 가깝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문 대표는 당내 비노그룹의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정면 돌파 승부수가 당의 원심력 강화만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야권발 정계개편 변수로 △호남에서의 정당 지지율 △문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박근혜 변수 등을 꼽은 뒤 “문 대표가 뼈를 깎는 혁신의 꾀하지 못할 경우 2030세대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 전국적인 변화의 기대감을 원하는 유권자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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