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방중 의미와 한중정상회담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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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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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와 연쇄 회담…정열경열 한중관계 내실화

[=아주경제]



아주경제 주진 기자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2∼4일 방중은 경제를 넘어 정치외교안보로까지 확대·발전하고 있는 한중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외교 지형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 박 대통령,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와 연쇄 회담..'정열경열' 한중 관계 내실화 =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한반도 문제 핵심 관련국인 중국과 8·25 남북합의 이후의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데다 미국과 그 우방국이 불참하는 가운데 미국 동맹국인 우리나라 정상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결단한 것은 한중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2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및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잇따라 회담을 한다.

시 주석과는 한중 관계와 한반도·동북아 정세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리 총리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중간 경제 협력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된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의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 발전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외교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핵심 이유 중 하나가 한중 관계 발전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관계를 한층 더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안정을 위해 노동당 창건일(다음 달 10일) 등에 있을 수 있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차단하고 8·25 합의로 어렵게 조성된 현재의 남북 대화 분위기가 잘 발전될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정세 불안 및 군비 경쟁의 이유가 되는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중일간 외교갈등 등의 이유로 2012년 5월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개할 필요성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은 우리나라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를 제안한 바 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통일이 남북은 물론 주변국에도 이득이 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부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나라가 전승절 참석의 성의를 보이는 것에 호응해 여러 의제에 대해 기존보다 진전된 입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번이 4번째인 박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은 한중 FTA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경제 협력 문제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한중FTA 조속한 발효를 위해 힘을 보태는 한편, 한중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수출증가가 예상되는 농식품, 생활소비재 등 FTA 수혜 품목을 중심으로 비관세장벽(통관, 인증, 검역, 지재권) 완화 혹은 해소를 위한 공동노력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무역전시회, 전자상거래 협력 등 유통, 마켓팅 분야 협력 확대도 이번 방중기간 동안 논의될 예정이다. 이밖에 한중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업 등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투자확대도 논의 대상이다.

 

[=아주경제]



◇ 우리 정상으로는 中군사 퍼레이드 첫 참관…靑 "세계평화 촉진 계기 기대" =

박 대통령은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베이징 텐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특히 행사의 핵심인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한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톈안먼 성루에 올라 시 주석 옆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관은 미국과 미국의 동맹·우방국이 불참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청와대는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과 함께 "중국도 이번 행사가 평화와 안정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은 일본에 대한 메시지도 있다.

청와대는 전승절 행사 참석 결정과 관련, "20세기 초 암울했던 시기에 우리 선열들이 항일 독립운동과 항쟁을 전개한 곳이 바로 중국 대륙이었다는 점에서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번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대해 "과거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를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 화합 및 협력을 촉진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여정에 동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중 공조 움직임에 불편해진 일본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당초 전승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되 전승절 전후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사진=청와대]



◇ 중국 일대일로, 한국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연계…남북중러 동북아경제권 형성 =

시 주석이 야침차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바다와 대륙에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을 조성하겠다는 중국의 국가전략을 일컫는 말' 정책과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한중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서진전략(西進戰略)으로 북한, 중국 동북3성을 거쳐 중앙아시아, 유럽 등과 연결하는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맥을 같이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8일 '경원선 남측구간 기공식'에서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미국의 신실크로드 구상과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연계시키는 창의적인 협력을 모색해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한중 정상의 의지가 대내외적으로 천명된다면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이끌어내는 지렛대가 되는 것은 물론,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 남북, 중러간 경제협력이 가속화되면서 동북아 경제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러시아 역시 푸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Pivot to Asia)'을 통해 한반도 종단철도와 러시아 철도망을 연결하는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새로운 경제 성장 엔진을 동북아에서 찾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연계 실현 방안으로는 중국이 올해 말 출범시킬 예정인 AIIB와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개발은행을 연결하는 것이 꼽힌다.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을 실현할 '돈줄'로 400억달러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실크로드기금, 초기자본금 1,000억달러 규모의 AIIB 자금, 그리고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개발은행 기금 등을 결합할 경우 동북아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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