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퇴진 촉구 시위 이틀째…정국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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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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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주황색 옷). [사진= 나집 총리 페이스북]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말레이시아에서 나집 라작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최근 링깃화 가치가 1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정국 불안이 더해지면서 나집 총리는 취임 6년 만에 일생일대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말레이시아 시민사회단체 80여 개로 구성된 조직 ‘베르시 2.0’은 29∼30일(현지시간) 수도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 광장 인근에서 나집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나집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위가 격화하면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군이 투입될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심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은 노란 티셔츠 차림에 노란 머리띠를 두르고 나집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판하며 퇴진을 촉구했다. 29일에는 여권 막후 실세인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도 시위 대열에 합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의회, 감사기구, 경찰은 나집 총리가 2009년 만든 국영투자기업 ‘1MDB’의 부실 원인과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집 총리 은행계좌에 7억달러(약 78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흘러들어 간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 자금은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에 5차례에 걸쳐 입금됐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그러나 지난 3일 나집 총리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비자금이 아닌 기부금”이라며 무혐의로 결론을 냈다. 나집 총리는 “어떠한 자금도 개인 용도로 받지 않았다”며 비자금 의혹 제기를 정치적 음모로 간주, 총리직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나집 총리가 자진해서 사퇴할 가능성은 낮지만 야권과의 대립은 물론 여권 내 분열로 인한 불안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인민정의당(PKR) 등 야권은 2013년 총선 당시 나집 총리의 선거법 위반과 선거 결과 무효를 주장하며 지난 12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 28일에는 집권당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의 한 대의원이 나집 총리가 ‘기부금’을 당에 반납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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