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양호한 실적에도 보험료 인상 추진하는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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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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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오는 9월 표준이율 조정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손해율 악화 등으로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올 상반기 성적표를 열어본 결과 오히려 보험사들의 순익이 증가해 보험료 인상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오는 10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 관련 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검토 후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인 보험료 인상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악사다이렉트가 올 들어 처음으로 자동차보험료를 4.5~5.5% 올린 바 있다.

이를 시작으로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도 잇따라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보험 적자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소형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이 올 하반기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는 근거는 높은 손해율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보사의 올 상반기 자동차손해율은 83.6%에 달한다. 특히 최근 외제차량이 늘면서 수리비 및 렌트비가 증가하고 오히려 마일리지 할인 등 보험료 할인 요인은 늘어 보험사 손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명보험사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9월 기준으로 보험사들이 투자하는 국고채 금리를 반영, 내년 표준이율을 조정한다. 표준이율은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쌓아두는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율로, 표준이율이 인하되면 보험사들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정이율(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예정이율에 맞춰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르는 셈이다. 현재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업계 '빅3' 보험사들이 올 하반기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보험업계의 순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의 무리한 보험료 인상이 서민 가계부담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반기 보험회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4740억원으로 전년동기(3조4360억원) 대비 1조380억원(30.2%)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1.01%, 10.21%로 각각 0.14%포인트, 1.12%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순익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보험영업은 악화되고 대부분 채권처분 이익 등 비경상적 이익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저금리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들의 투자영업이익도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한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의무보험인 만큼 작은 인상에도 국민 부담이 상당히 커진다"며 "보험료 인상으로 가계부담을 가중시킬 것이 아니라 손해율을 안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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