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성지 광주 5·18구묘역에 일본인이 세운 말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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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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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광주 5·18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꽂혀있는 말뚝이 일본인들이 세워 놓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김태성 기자]

아주경제 김태성 기자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광주 5·18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꽂혀있는 말뚝이 일본인들이 세워 놓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구 묘역 입구 왼쪽에 세워진 이 말뚝은 길이 2m 가량으로 흰바탕에 영어, 일본어, 한글 등 3개국어로 '세계 인류의 평화가 이룩되도록'이라고 씌어져 있으나 누가 세웠는지 출처가 불분명해 그동안 지역사회에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이 말뚝은 3년 전 일본인이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했던 그 말뚝과 비슷한 형태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7만의 일본군이 점령한 러시아 연해주 하바로크 나나이족 민속마을에 꽂혀 있는 말뚝과도 유사하다.

광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단체인 한겨레문화고리(대표 박재완)는 지난해 말 러시아 연해주로 고려인 동포의 발자취와 항일역사기록을 담기위해 한 민속마을을 방문했다가 이와 똑같은 말뚝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말뚝은 폭 10cm 길이 2m가량으로 4면에 러시아, 일본어, 영어 등 '세계인류의 평화가 이룩되도록'이란 문구로 광주 5.18구묘역과 것과 똑같이 씌어져 있었다.

당시 한겨레문화고리 소속 예술인들은 망월묘역에 설치된 것과 똑같은 것이 현지에서도 발견되자 모두들 의아해 하며 출처를 확인한 결과 일본인들이 세웠다는 것을 알았다.

박재완 대표는 "현지인들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사람들이 와서 세워놓고 갔다고 말했다"며 "일본인들이 자신들이 침탈한 현장에 이런 말뚝을 세워 평화주의자로 위장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단체인 한겨레문화고리(대표 박재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러시아 연해주로 고려인 동포의 발자취와 항일역사기록을 담기위해 한 민속마을을 방문했다가 이와 똑같은 말뚝을 발견했다.[사진=한겨레 문화고리 제공]

이와 관련해 5·18관련 단체의 A씨도 망월묘역에 박혀진 흰 말뚝에 대해서 기억을 되살렸다.

A씨는 "2000년 초에 한 재일교포를 포함한 일본인 서너명이 말뚝을 세웠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씌어진 일본말을 모르는 상태였고 우리말로 세계평화를 얘기하니 별 문제를 못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오재일 전 5·18기념문화재단 이사장은 "수없이 5·18 묘역을 다녔어도 누가 세웠는지는 듣지 못했다"며 "민주의 성지인 이곳에 일본인이 이 같은 말뚝을 세웠다면 이번 기회에 지역사회에서 공론화시켜 논의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풍수전문가들은 5.18묘역을 '옥토망월형(玉免望月形)'의 명당자리가 많은 곳으로 꼽고 있다. 묘역 앞으로는 무등산이 바로 보이며 좌청룡, 우백호 형상을 갖추고 있는데다 옥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형국으로 천기가 뜻을 이뤄 그 땅은 운기가 서려 복된 땅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전쟁을 일으켜 원자폭탄을 맞고 패전한 일본은 그들이 전쟁광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려는 듯 전후에 세계 여러곳에 많은 종각을 건설하고 '일본 평화의 종'으로 평화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영원하라, 절대적인 세계평화여'라는 문구로 교묘히 포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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