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창업하기 좋은 도시...광둥성 선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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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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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부회장 및 단국대 석좌교수

 

 

광둥(廣東)성의 공식 인구는 1억이다. 선전(深圳)시의 상주인구는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선전은 중국개혁개방 이전 작은 어촌에 불과했으나, 중국 개방 초기에는 4개 특구 중 하나로 경제 발전 견인에 앞장섰다.

선전은 홍콩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제2의 홍콩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도시다. 이곳은 홍콩이 가진 다양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홍콩의 발달된 금융 및 무역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강점을 지닌 선전이 지금 전세계의 창업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왜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을까.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13억6000만명의 중국인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시장의 규모와 아이디어만 있어도 금방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역량을 갖춘 다양한 형태의 아웃소싱(outsourcing) 기업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명품이라면 뭐든지 짝퉁을 만들어 내는 중국 특유의 환경은 벤처기업들이 창업하기 좋은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한 달이면 시제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 중국이다.

모든 창업자의 꿈은 자기기업을 증시에 상장시키는 것이다. 선전증권거래소는 중국의 나스닥인 창업판(创业板)을 상장하고 거래하는 곳이다. 최근 창업판 상장의 까다로운 조건이 상당히 완화되고 있는 것도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가을이면 선전과 홍콩간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선강퉁(深港通)도 시행 될 예정이다. 금융이 뒷받침 되면 벤처기업은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어 속도를 낼 수 있다. 이곳에는 벤처기업에 투자하여 성공을 맛본 엔젤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현지에서 창업하고 상장까지 이루어지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선전이다.

광둥성 일대는 지금 심각한 산업 구조 조정을 겪고 있다. 인건비 절감형 투자기업들은 베트남, 인도 등 인건비 절감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선전 인근의 동관 같은 지역에서 텅 빈 공장을 목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광둥성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공장노동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실직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사회불안 요인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유치와 창업이다. 이를 위해 광둥성 정부와 선전시 정부의 공무원들은 적극 나서서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입김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지방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사무실 무료사용, 세제혜택 등 다양한 창업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마싱루이(馬興瑞·1959년생) 선전시 당서기는 창업을 선두에서 진두지휘 하고 있다. 마 서기는 하얼빈공과대학 출신으로 박사, 원사, 교수 부총장을 역임했고 중국 항공우주 및 원자력의 책임자다. 공업과 정보산업부 차관을 역임한 그는 과학과 기술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인물로 꼽힌다. 중국정부는 과학과 기술을 이해하는 최고의 전문가를 중국창업의 최일선에 배치하여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마 서기는 "청년사업가는 교만함과 성급함을 경계하라고 가르친다 (戒骄戒躁). 그리고 몽상이 아닌 현실에 기반하여 실질적인 것을 추구하라( 脚踏实地)"고 강조한다. 그리고 "신창타이(뉴노멀) 경제 하에서는 단순한 모방, 복제를 뛰어 넘는 높은 수준의 창업만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며, 자기의 꿈을 실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내수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는 우리의 청년, 스타트업기업, 벤처기업들은 한국에서 막연히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만 가질 것이 아니라, 차라리 선전으로 가서 창업하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전세계의 프로들과 진검승부에 나서더라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기술력과 정신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프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는다면, 상장은 금방이다. 중국에서 상장은 바로 대박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이제 중국은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 더이상 외국이 아니다. 특히, 한중 FTA가 발효되는 내년이면 중국은 우리의 내수시장이 된다. 중국시장이 주는 역동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도 누릴 수 없는 특권이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 사고, 메르스, 여야간 정쟁 등으로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자기의 핵심기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아웃소싱할 수 있는 지역인 선전은 매력적인 도시다.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베이징의 중관춘(中關村)과 광둥성 선전, 그리고 상하이 지역에 우리의 청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며 성장동력이다. 우리정부도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음양으로 도와야 한다. 중국에서 사업의 꿈을 실현하는 우리의 청년 벤처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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